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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의 불모지 공략은 실제 지지율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2~17일 조사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1.8%포인트)에서 이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19.0%, 부산·울산·경남에서 3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윤 후보는 광주·전라에서 20.9%의 지지율을 보였다.
또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 20~21일 실시한 대선 관련 5차 정례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에서 이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24.5%, 부산·울산·경남에서 37.8%의 지지율을 얻었다. 윤 후보는 광주·전남·전북에서 19.0%를 기록했다. 특히 가상 양자대결 시에는 두 후보 모두 매직넘버를 근접하거나 넘어서기도 했다. 양자대결 시 이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27.0%, 부산·울산·경남에서 37.9%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윤 후보는 광주·전남·전북에서 20.6%를 보였다.
앞선 두 차례의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가 해당 약세지역에서 얻은 득표율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18대 대선에서 당선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광주에서 7.76%, 전북에서 13.22%, 전남에서 1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구에서 21.76%(18대 19.53%), 경북에서 21.73%(18.6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70여일 남은 대선이 다가올 수록 지역구도가 다시 공고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불모지 매직넘버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과거 민주당이 부산·울산·경남이나 대구·경북에서도 40%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자치단체장도 낼 수 있었던 것은 탄핵이라는 대형 이슈가 있었고, 당시 지역갈등을 넘어서야 한다는 소명의식도 있었다”면서 “그래서 문재인 정부 탄생은 물론 총선에서도 민주당을 밀어줬지만, 이번 대선은 심판론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지역구도 대결을 넘어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10%를 넘긴 게 최고치였던 만큼 20%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다만 호남도 2030세대가 탈이념·탈진영 성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10% 돌파는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어쨌든 호남과 대구·경북이 양 진영의 근거지, 본거지이지만 유권자 비중이 호남은 10%도 안되고, 대구·경북은 10% 조금 넘어서 지역으로 구분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