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최전선서 아동 돌봐"…돌봄교사들, 처우 개선 촉구

학비노조, 돌봄교실 법제화·전담사 시간제 폐지 촉구
"학생들 안전 해소 위해 돌봄교실 법적 근거 필요"
  • 등록 2020-06-25 오후 2:00:19

    수정 2020-06-25 오후 2:01:14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노동계가 초등학교 방과 후 돌봄교실 돌봄전담사(돌봄교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돌봄교실을 법제화하고 시간근무제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은 25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초등 돌봄교실은 지난 16년 동안 법적 근거 없이 ‘운영길라잡이’에 의해 운영됐다”며 “그러다 보니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도 제대로 방역이 이뤄지지 않는 등 학생의 안전을 위협하고 학부모의 우려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비정상적 행태가 개선되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초등 돌봄전담사 “코로나19 확산에 안전 위협·업무부담 증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에서 ‘돌봄교실 학부모 여론조사 발표와 돌봄교실 법제화 투쟁 선포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돌봄교사들은 코로나19 초기 초등학교 개학 연기로 급하게 시작된 ‘긴급 돌봄’에 투입됐지만 제대로 된 방역이 이뤄지지 않는 등 안전 사각지대에서 근무했다고 호소했다.

의정부 호원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이명옥씨는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며 학교에는 돌봄교실 학생과 돌봄전담사만 있었다”며 “마스크, 손 소독제도 제대로 지원되지 않는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마스크 쓰자’, ‘떨어져 앉자’ 교육하는 전담사만 애가 타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긴급 돌봄을 이유로 돌봄교실 운영 시간이 늘어나고 돌봄 대상 학생이 신입생을 포함해 전 학년으로 확대되며 돌봄교사가 학교 전체 학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며 “그러나 대부분 돌봄교사는 시간제 교사기 때문에 돌봄교실을 온전히 책임지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장 돌봄교사들에 따르면 초등학교 온라인 개학 이후 학생들은 오전에는 온라인 학습 도우미 교사 지도 하에 인터넷 강의를 듣고, 점심은 봉사자와 함께 먹고 오후에 돌봄교실에 와서 활동했다. 돌봄교사는 하루 4시간에서 6시간 근무할 수 있게 돼 있어 온전히 아이들을 돌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씨는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외부인을 엄격히 통제해야 하는 상황에 다수의 외부인이 들어오고, 학생들은 교실도 이동해가며 활동한다”며 “아이들을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할 수 있는 돌봄교사의 근무시간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도 운영 근거 필요 느껴…학생 안전·학부모 우려 해결해야”

돌봄교실 운영과 관련된 학부모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학비노조가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를 통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초등생 자녀를 둔 학부모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초등돌봄교실 만족도 조사’에서 학부모 79%가 초등 돌봄교사의 근무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응답했다.

현재 방과 후에서 오후 5시까지 운영 중인 돌봄교실 이용시간에 대해서도 ‘확대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62.8%를 차지했다. 또 83.9%의 응답자가 초중등교육법에 돌봄교실 운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안종화 학비노조 전국돌봄분과장은 “대부분 돌봄교실 운영시간은 방과 후부터 오후 5시로 돼있다”며 “이는 맞벌이 학부모가 아이를 안심하고 맡기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안 분과장은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학교가 제대로 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시기에도 돌봄교실은 ‘긴급 돌봄’이라는 명칭으로 가동됐다”며 “돌봄교실의 안정적인 운영과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법적 근거 마련과 시간제 폐지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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