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의약품 특성에 맞춰 기존 합성의약품과 별도로 관리하는 법안을 조속히 마련해 산업 육성을 지원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바이오의약품은 화학물질의 합성반응을 이용해 만드는 합성의약품과 달리 살아있는 세포·단백질·유전자 등을 원료로 만드는 약이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바이오의약품을 기존 ‘약사법’과 별도로 관리하는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관련 법률안’(첨단바이오의약품법)을 심의했으나, 공청회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면서 통과가 불발됐다. 첨단바이오의약품법은 유전자치료제·줄기세포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의 특수성을 기존 의료법·약사법 등에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별도로 제안된 관리법안이다. 첨단바이오의약품의 빠른 허가와 안전관리 강화 등을 통해 이 분야 혁신성을 강화하고 지원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이 법안에 대해 지난 9월 법안소위에서는 공청회를 생략해도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 법안소위에서는 입장을 뒤집어 전문가 의견을 좀 더 모아야 한다는 취지로 다시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이달 공청회를 바로 열더라도 법안 통과는 다음 법안소위가 열리는 내년 2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법안 시행은 빨라야 2020년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철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바이오의약품정책팀장은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합성의약품과는 다른 맞춤형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바이오의약품의 특성을 잘 반영한 첨단바이오의약품법을 즉시 시행해 보다 많은 바이오의약품의 개발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은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고, 우리나라도 성장에 박차를 가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제도적 기반조차 마련하지 않으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은 13억 6851만달러로 전년대비 28.6% 늘었다. 지난 2013년 4억 458만달러와 비교하면 238%나 뛰었다. 국가별 수출 규모도 지난해 미국이 3억 8600만달러로 전년대비 232% 증가하는 한편, 독일(173%), 네덜란드(487%), 프랑스(189%), 영국(3202%) 등 전반적인 수출이 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국산 바이오의약품이 뻗어가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에서 만든 바이오의약품이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연간 1조원 어치가 넘게 팔리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에 이어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트룩시마’도 지난달 3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획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와 ‘플릭사비’도 유럽에서 환자 10만명에게 처방이 이뤄지며 올해 3분기까지 매출 4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바이오의약품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활발한 시점이다.
한편 첨단바이오의약품 관련 법률안은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첨단재생의료법’과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첨단바이오의약품법’이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인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8월 이를 통합법안 형태로 만든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에 관한 법률안’을 재차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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