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양이 예방접종, 경제적 어려움으로 접종포기 늘어나

  • 등록 2017-04-05 오전 11:52:11

    수정 2017-04-05 오전 11:52:11

(사진=대한동물약국협회)
[이데일리 e뉴스 유수정 기자] 가정에서 강아지와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15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 지정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의 행정예고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동물약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개·고양이 종합생백신의 90% 가량이 판매가 막힐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경제적 상황 등을 고려해 동물약국에서 직접 백신을 구입해 애완동물에게 예방접종을 하던 소비자들은 모든 백신이 처방대상의약품으로 묶여 동물병원에만 접종이 가능하게 되면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동물약국 역시 전체 매출 가운데 동물약 매출 가운데 30%에 달하는 개·고양이 백신 판매가 금지되면 동물약국의 존폐에 까지 영향일 미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상황에 전국의 20~59세 남녀 4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반려동물 보호자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보호자의 가정접종 비율은 개 40.7%, 고양이 45%로 약 절반의 보호자들이 직접 예방접종을 하고 있었다. 이는 비용절감(69.5%)과 동물병원 방문의 어려움(20.1%)등이 그 이유로 꼽혔다.

또한 동물병원에서의 예방접종 비용 부담 정도에 대해 450명의 보호자 가운데 67.5%가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21.1%는 매우 부담이 된다고 응답했다. 심지어 고양이 보호자의 31.4%는 동물병원의 예방접종 비용 부담으로 접종을 아예 포기하거나 중단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밖에도 예방접종을 동물병원에서만 하도록 규제하는 것에 대한 응답으로 개 보호자의 60.5%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반려동물 보호자가 예방접종, 백신, 심장사상충 약, 구충제 등을 구입하기 위해 수의사의 처방전을 받아야만 구입이 가능하도록 한다면 동의 하는지에 대한 답변으로 약 70%의 보호자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가정에서 고양이와 강아지를 함께 키우고 있는 A씨는 “강아지와 고양이가 너무 사랑스럽지만 예방접종을 비롯한 경제적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동안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직접 동물약국에서 백신을 구입해 예방접종을 했는데, 농림축산식품부의 행정예고안이 현실이 된다면 많은 애견·애묘인들의 경제적 부담이 증가해 결국 애완동물에게 예방접종을 하지 못하게 되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표하기도 했다.

대한동물약국협회 관계자 역시 “백신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동수단이 없는 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행정 예고안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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