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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비정부기구(NGO)인 글로벌 위트니스는 원자재 정보업체 케이플러 자료를 인용해 올해 1~7월 EU의 러시아산 LNG 구매량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2021년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의 러시아산 LNG 수입 증가율(6%)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EU가 구매한 러시아산 LNG를 현물 시장 가격으로 환산하면 52억 9000만유로(약 7조 6150억원)에 달한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EU의 러시아산 LNG 수입량은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FT는 EU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엔 러시아와 연결된 가스관에 의존해 별도로 LNG를 수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수입 증가세가 가파를 뿐더러,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제재 기조에 반하는 결과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글로벌 위트니스의 조나단 노로나-건트는 “EU 회원국들이 러시아에서 (파이프를 통해 공급받았던) 가스를 수송용 가스로 대체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은 푸틴에게 (여전히) 수십억달러의 전쟁자금을 대주고 있다는 의미”라며 “가스가 파이프를 통해 공급됐는지, 선박을 통해 공급됐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FT도 “가스관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급작스런 공급 중단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일부 EU 관리들은 러시아산 LNG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 역내 가스 가격이 메가와트시당 300유로를 넘어서는 등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급등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 겨울에도 에너지 위기를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EU의 한 관계자는 “겨울을 앞두고 유럽 가스 저장용기를 90% 이상 채워도 공급 감소시 많은 불안요소가 남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