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이데일리 김아라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성남시장 시절 구단주로 있던 성남FC 축구단에서 두산건설과 네이버 등 기업으로부터 받은 후원금 중 일부가 이 의원 측근들에게 지급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 의원 측이 이를 전면부인했다. 이 의원 측은 성남FC의 규정에 따른 성과보수를 지급했을 뿐 측근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방식의 이익을 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후원금을 유치한 이 모 씨는 성남FC 대표를 지냈으며 이 의원이 경기도지사 시절 공공배달앱을 운영했던 경기도주식회사에서도 대표를 지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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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성남FC는 2015년 시민단체 희망살림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19억원을 유치한 것에 대한 성과금 명목으로 이 모씨 당시 성남FC 마케팅 실장에게 1억7200여만원을 지급했다. 이는 네이버가 희망살림을 거쳐 성남FC을 후원한 자금의 일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FC 직원 두 명도 두산건설과 NHN엔터 등으로부터 광고를 유치한 대가로 세전 기준 각각 5000여만원씩 받았다. 이들도 이 의원 측근과 함께 홍보행사를 운영하거나 경기도주식회사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FC가 2015~2017년 두산건설과 네이버 등 6개 기업으로부터 후원금 160억원을 받으면서 3년간 지급한 성과금의 약 90%가 이들 세 사람에게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성남FC 정관에 따르면 기업 광고를 수주한 임직원은 광고료의 최대 10%, 공무원은 최대 20%, 일반 시민 등은 20%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이 의원은 “성남FC는 사내 규정에 따라 광고를 유치한 사람에게 성과보수를 지급했다”며 “이는 구단경영능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 성남FC 역시 규정에 따른 성과보수를 지급했을 뿐이 측근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방식의 이익을 취하게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이른바 ‘후원금 의혹’은 이미 무혐의 수사로 종결된 바 있다”고 전했다.
앞서 경찰은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에 따라 지난달 두산건설과 성남FC를 압수수색했다. 이 의원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면서 두산건설, 네이버, 농협, 분당차병원,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등 6개 기업으로부터 성남FC 후원금 160억여원을 받고 그 대가로 각종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