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의 딸 정유라(20·개명 전 정유연)씨와 조카 장시호(37·개명 전 장유진)씨에게 승마(마장마술)를 가르쳤던 서정균(사진·54) 감독이 입을 열었다.
서 감독은 4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최순실)사건으로 승마계는 쑥대밭이 됐고 어디가서 말 탄다고 말할 수도 없게 됐다”고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지난 1984년 LA올림픽부터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까지 20년 넘게 승마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아시안게임 역대 최다인 6개의 금메달을 딴 국내 승마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또 1988년 창단해 2010년 해체한 삼성승마단의 창립 멤버로 서울대 후배인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과 함께 팀 동료로서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현재 서 감독은 2~5일 경북 상주에서 열리고 있는 제 22회 추계 전국승마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정유라씨와 장시호씨를 개명 전 이름인 유연과 유진로 불렀다.
-정유라씨와는 지금도 연락을 하고 지내나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까지는 내가 대표팀 코치를 했다. 당시 유연이가 대표팀이라 (훈련을) 봐줬다. 그 이후에는 유연이가 독일로 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왕래가 끊어졌다.
-처음 정유라씨의 승마 지도를 하게 된 계기는
△사촌언니인 (장)유진이를 고등학교 때 가르쳤는데 유연이가 5살 때부터 구경하러 왔고 그 인연으로 조금씩 말을 타기 시작했다. 중학교에서 성악을 할 때도 1~2주에 한 번씩은 말을 탔다. 중학교 3학년 때쯤 성악이 잘 안됐는지 다시 승마쪽으로 와서 지도하게 됐다.
-유라씨가 승마 실력보다는 값비싼 명마(名馬) 덕을 많이 봤다는 얘기가 있는데
-유라씨의 국가대표 선발전에 대한 의혹이 많았는데
△당시 승마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그런데 늘 시합이 끝나고 나면 누구나 “내가 더 잘했는데 점수가 안 나왔다”는 얘기를 한다. 정확히 아는 사람은 그날 심판들 뿐이다. 마장마술의 경우 국가대표 선발전은 물론 상위 클래스 시합은 심판이 100% 외국인이다. 만약 비리가 있었다면 승마협회에 해당 시합의 자료를 요청하면 그날 어떤 나라 심판이 몇 점을 줬는지를 다 파악할 수 있다.
-이화여대 입학과 관련한 유라씨 특혜 의혹에 대한 생각은
△한 대학에서 특기자 종목을 늘리려면 교육부에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해에 바로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3년이 걸린다. 올해 종목 추가를 허가 받았다면 3년 후에 실제 학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유연이에 대한 맞춤 전형이 있었다면 최순실씨가 3년 전부터 작업을 했다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그 부분에 대해선 확실히 말하기 어렵다. 유연이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시점이 전형 날짜 이후인데도 (입학 전형에서) 점수로 카운팅 했다면 명백히 잘못이다.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는 것을 당시에 듣거나 알고 있었나
-아버지 정윤회씨에 대해선 알고 있었나
△정윤회씨에 대해선 더 몰랐다. 최순실씨와 승마장에는 늘 같이 왔지만 와서는 아예 말을 안하는 분이었다.
-장시호씨와는 연락을 하고 지내나
△연락 안한 지가 10여년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는 대학 선·후배 사이고 같은 삼성승마단 동료로 가까웠다는데
△재용이는 내가 대학교 때 가르쳤지만 삼성승마단을 나온 뒤에는 연락한 적이 없다. 사실 쉽사리 만나거나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지 않나.
-최순실씨로 인해 삼성이 유라씨를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이 있는데
△삼성승마단이 없어진 이후로는 승마에 대한 기업 후원은 거의 사라져 지도할 당시에는 특별히 지원을 받는 기억이 없다. 그 이후로 삼성이 유연이를 지원했다면 회사 내부 사정상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원했을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