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유라 승마스승 서정균 감독 "梨大 입학과정 문제있다"

아시안게임 최다인 6개 금메달..승마계의 전설
정유라 맞춤 전형하려면 3년 전부터 준비해야 가능
지도할 당시엔 최순실·정윤회와 朴대통령 관계 몰라
삼성 특혜지원설 "회사 내부적 필요로 결정했을것"
최순실스캔들로 승마 인식 악화돼 진학 차질 등 쑥대밭
  • 등록 2016-11-04 오후 3:30:00

    수정 2016-11-04 오후 8:45:24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이화여대 입학 전형에서 (정)유연이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뒤늦게 카운팅 해 인정해 줬다면 분명히 문제가 있다. 또 대학에서 특기자 전형에 새로운 종목을 추가해 학생을 받으려면 보통 3년이 걸리기 때문에 만약 이대가 유연이 한 명을 위한 전형을 만들었다면 3년 전부터 준비했어야 가능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의 딸 정유라(20·개명 전 정유연)씨와 조카 장시호(37·개명 전 장유진)씨에게 승마(마장마술)를 가르쳤던 서정균(사진·54) 감독이 입을 열었다.

서 감독은 4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최순실)사건으로 승마계는 쑥대밭이 됐고 어디가서 말 탄다고 말할 수도 없게 됐다”고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지난 1984년 LA올림픽부터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까지 20년 넘게 승마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아시안게임 역대 최다인 6개의 금메달을 딴 국내 승마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또 1988년 창단해 2010년 해체한 삼성승마단의 창립 멤버로 서울대 후배인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과 함께 팀 동료로서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현재 서 감독은 2~5일 경북 상주에서 열리고 있는 제 22회 추계 전국승마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정유라씨와 장시호씨를 개명 전 이름인 유연과 유진로 불렀다.

-정유라씨와는 지금도 연락을 하고 지내나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까지는 내가 대표팀 코치를 했다. 당시 유연이가 대표팀이라 (훈련을) 봐줬다. 그 이후에는 유연이가 독일로 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왕래가 끊어졌다.

-처음 정유라씨의 승마 지도를 하게 된 계기는

△사촌언니인 (장)유진이를 고등학교 때 가르쳤는데 유연이가 5살 때부터 구경하러 왔고 그 인연으로 조금씩 말을 타기 시작했다. 중학교에서 성악을 할 때도 1~2주에 한 번씩은 말을 탔다. 중학교 3학년 때쯤 성악이 잘 안됐는지 다시 승마쪽으로 와서 지도하게 됐다.

-유라씨가 승마 실력보다는 값비싼 명마(名馬) 덕을 많이 봤다는 얘기가 있는데

△승마는 돈으로만 해결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다. 본인 스스로 실력이 있어야 한다. (유연이로 인해)승마가 돈으로 해결하는 운동으로 다들 인식하는 바람에 말 타는 사람들이 제일 피해를 보고 있다. 시합장에 나가면 학부모들은 고민이 많다. 자녀들이 어려서부터 수년간 운동을 했는데 (대학에서) 승마가 골치 아프니 (특기생으로) 안 받겠다고 한다. 완전 쑥대밭이다.

-유라씨의 국가대표 선발전에 대한 의혹이 많았는데

△당시 승마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그런데 늘 시합이 끝나고 나면 누구나 “내가 더 잘했는데 점수가 안 나왔다”는 얘기를 한다. 정확히 아는 사람은 그날 심판들 뿐이다. 마장마술의 경우 국가대표 선발전은 물론 상위 클래스 시합은 심판이 100% 외국인이다. 만약 비리가 있었다면 승마협회에 해당 시합의 자료를 요청하면 그날 어떤 나라 심판이 몇 점을 줬는지를 다 파악할 수 있다.

-이화여대 입학과 관련한 유라씨 특혜 의혹에 대한 생각은

△한 대학에서 특기자 종목을 늘리려면 교육부에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해에 바로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3년이 걸린다. 올해 종목 추가를 허가 받았다면 3년 후에 실제 학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유연이에 대한 맞춤 전형이 있었다면 최순실씨가 3년 전부터 작업을 했다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그 부분에 대해선 확실히 말하기 어렵다. 유연이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시점이 전형 날짜 이후인데도 (입학 전형에서) 점수로 카운팅 했다면 명백히 잘못이다.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는 것을 당시에 듣거나 알고 있었나

△최순실씨는 승마장에선 그냥 앉아서 유연이가 경기하는 모습만 지켜보고 다른 얘기는 거의 안했다. 승마장에는 다른 회원들도 있기 때문에 드러내놓고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기는 어렵다. 나도 최태민씨 딸이란 것은 들었지만 박 대통령과 친한지는 몰랐다.

-아버지 정윤회씨에 대해선 알고 있었나

△정윤회씨에 대해선 더 몰랐다. 최순실씨와 승마장에는 늘 같이 왔지만 와서는 아예 말을 안하는 분이었다.

-장시호씨와는 연락을 하고 지내나

△연락 안한 지가 10여년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는 대학 선·후배 사이고 같은 삼성승마단 동료로 가까웠다는데

△재용이는 내가 대학교 때 가르쳤지만 삼성승마단을 나온 뒤에는 연락한 적이 없다. 사실 쉽사리 만나거나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지 않나.

-최순실씨로 인해 삼성이 유라씨를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이 있는데

△삼성승마단이 없어진 이후로는 승마에 대한 기업 후원은 거의 사라져 지도할 당시에는 특별히 지원을 받는 기억이 없다. 그 이후로 삼성이 유연이를 지원했다면 회사 내부 사정상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원했을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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