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최근 기재부 공무원의 잇단 민간행(行) 소식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난해 실력을 인정받던 핵심 서기관 두명이 정통 관료의 꿈을 버린 데 이어 ‘에이스’로 불리던 김이태 부이사관(국장)이 지난주 사표를 내고 삼성전자(005930)로 옮긴다는 소식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행시 36회 출신인 김 국장은 1년 늦게 연수를 시작하긴 했지만, 동기들 사이에서 늘 선두주자였다. 외환자금과장, 국제금융과장 등 주요 핵심 보직을 거친 국제 금융통이다. 그는 2012년부터 3년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통화자본시장국 어드바이저로 일했다. 이창용 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이 부임하기 전까지 한국인으로서는 IMF 내 최고위직을 맡기도 했다.
김 국장의 민간행은 개인적 사유가 큰 것으로 보인다. 김 국장을 잘 아는 한 관료는 “오래전부터 기회가 되면 민간에 가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면서 “민간기업에서 새로운 뜻을 펼쳐보려고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무원의 자존심이 꺾였다는 얘기도 있지만 이 국장의 민간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도 있다. 한 관계자는 “우수한 인력들이 민간으로 나가 활동을 한다면 정부 입장에서는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정책을 효율적으로 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약 2년 전에도 금융협력과장을 지낸 이승재 기재부 전 국장이 삼성생명 전무로, 3년 전에는 외자과장을 역임한 문홍성 전 국장이 두산그룹 전무로 진출했다.
한편 김 국장이 삼성전자로 옮기려면 이달 말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다만 고위공무원단도 아니고 그간 했던 업무가 민간기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국장은 삼성전자에서 상무로 들어가 전략이나 투자를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