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년만 수익 뒷걸음‥中·유럽서 반전 모색(종합)

매출 87.3조..전년대비 3.4% 증가
환율·내수부진 탓 영업이익 줄어들어
유럽서 제네시스 출시‥中 소형SUV 투입
  • 등록 2014-01-23 오후 4:54:47

    수정 2014-01-23 오후 4:54:47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현대자동차가 작년에 장사를 잘하고도 수익은 되레 줄어들었다. 내수시장에서 고전한 데다 환율이 발목을 잡은 탓이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과 브라질 유럽을 중심으로 차를 더 많이 팔아 수익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3년 만에 수익 뒷걸음‥환율·내수부진 타격

현대차(005380)는 23일 실적공시와 이어진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3.4% 늘어난 87조307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글로벌 시장에서 팔린 자동차가 늘었고, 중국 현지법인의 매출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8조3155억 원을 기록해 1.5% 줄어들었다. 영업이익 규모가 줄어든 것은 2011년 국제회계기준(K-IFRS)이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보다 0.5%포인트 떨어진 9.5%를 기록했다. 이익률 수준 자체는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2010년 이후 처음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 당기순익도 8조9935억 원을 기록해 작년보다 0.7% 감소했다.

현대차의 수익성이 떨어진 것은 원화 강세와 엔저를 포함한 환율이 발목을 잡은 결과다.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473만2366대를 팔았다. 전년 같은 기간과 견주면 7.3% 증가한 실적이다. 특히 해외에서 9% 이상 성장하며 전체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그런데 원화가치가 오르면서 탈이 났다. 나라밖에서 번 달러를 가치가 오른 원화로 계산하면 수익이 줄어드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2013년 말 기준 달러-원 환율은 1055.4원으로 전년 말(1070.6원) 대비 15.2원 하락(1.4% 절상)했다.

여기에 수익성에 영향이 큰 내수시장 부진도 영향을 줬다. 국내 시장에서는 전년 동기대비 4.0% 감소한 64만여대를 파는 데 그쳤다. 계속되는 소비 부진과 자유무역협정(FTA) 관세 인하 효과를 등에 업은 수입차 공세에 밀렸기 때문이다.

中·유럽 공략 강화‥쏘나타 투입 내수 부진서도 탈피

현대차는 떨어진 수익성을 끌어올리려 내수와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회사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규모가 8460만대(중대형 상용차 제외)로 지난해보다 4.1%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전년대비 3.6% 늘어난 490만대를 생산·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수요가 늘어나는 중국과 재정위기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는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신차를 대거 투입해 판매증가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유럽시장에 신형 제네시스를 투입하고 연말께 ‘i20’를 출시해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중국에서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투입해 올해 113만대(상용차 10만대 포함) 이상을 판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또 월드컵 특수가 기대되는 브라질에서도 다양한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디.

어려움을 겪는 내수시장에서도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올해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 같은 주력모델이 나오는 만큼 내수에서 지난해보다 6.4% 증가한 68만2000대를 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환율이 부담이다. 현대차는 올해 달러-원 환율을 평균 1050원, 달러-엔은 107엔 수준으로 보고 사업계획을 짰다. 그렇지만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엔저가 심화하면 타격이 커질 수 있다.

신정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 작년 실적은 예상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라며 “올해 사업계획이 매우 보수적인 데다 주력인 쏘나타가 새로 투입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판매 목표는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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