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이윤화 기자] 22대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여야 신경전이 날카로워지면서 서로를 비방하는 네거티브전도 과열되고 있다. 공천 내홍으로 말을 아끼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을 향해 ‘패륜 공천’ 등 비판의 목소리를 내자 여당에선 일제히 날을 세웠다. 매번 선거철마다 경쟁자의 단점을 부각시키는 네거티브전에 유권자의 정치 피로도만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를 자중해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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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 출근길에서 “이재명 대표가 이재명 대표를 공천한 것이야말로 패륜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패륜이 무엇인가”라며 “패륜은 형수 욕설, 배우 관련 의혹, 검사 사칭, 대장동 비리, 음주운전, 정신병원 강제입원 등 너무 많다”고 직격했다.
양당의 네거티브전은 이 대표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패륜 공천’이라고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이 대표는 공천을 받은 국민의힘 후보자들 사례를 언급하면서 ‘사면·음란·돈봉투·친일·탄핵 비하·극우·양평도로 게이트’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등 당 공천관리위원들도 이날 민주당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장 총장은 “운동권 세력이 빠진 자리에 종북 반민주주의 세력을 집어넣어 국회를 종북세력의 온상으로 만들겠다 하는 구상을 가지고 있는 그런 사람의 입에서 패륜, 반국민세력 등 표현이 어디로 향하는지 모르겠지만 잘 어울린다”고 비꼬았다. 이 의원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는 오만의 극치를 보여주는 망언”이라고 저격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을 비방하며 “(개혁신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가장 두려워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당 위상을 높였다. 이준석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선 “국가 권력이 장난 같으냐”고 비방했고, 이재명 대표를 향해선 “거대 제1야당인 민주당은 소리만 요란하고 무력하다. ‘2찍’ 운운하며 스스로를 온라인 악플러 수준으로 격하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원팀’ 체제를 내세우며 당내 후보자들 간 비방은 최소화하는 분위기이지만 상대 당을 향한 네거티브전엔 그대로 뛰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은 지난 1월 “(당 예비후보 간) 서로 굉장히 경쟁하지만 배려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국민들 보기에 눈살이 찌푸려지지 않게 그렇게 해야 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권에선 극단 정치로 유권자들의 정치 피로도가 이미 높아진 상황에서 자중해야 한단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한 야권 관계자는 “정치가 양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여야가 완전히 대립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화합하는 부분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