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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가 전 세계 금융자산 43% 독식
국제 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이 15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5대 부호의 재산은 2020년 3월 4050억달러(약 534조원)에서 지난해 8690억달러(약 1147조원)로 두 배 넘게 늘었다. 한 시간에 1400만달러(약 185억원)에 이르는 돈을 벌어들인 셈이다. 옥스팜은 이대로면 앞으로 10년 안에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재산이 1조달러(약 1300조원)이 넘는 ‘조만장자’가 등장할 것이라고 봤다. 옥스팜이 분석한 세계 5대 부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 일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다.
그에 반해 전 세계 다수의 부는 오히려 3년 전보다 줄었다. 전 세계 자산 하위 60%(약 50억명)가 소유한 부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질 기준으로 3년 전보다 200억달러(약 26조원) 감소했다. 옥스팜은 절대적인 빈곤을 감소하고 있긴 하지만 지금 같이 느린 속도면 최소 230년 동안은 빈곤을 근절하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아미타브 베하르 옥스팜 인터내셔널 임시 총재는 “우리는 수십억명이 전염병·인플레이션·전쟁이라는 경제적 충격을 온전히 짊어지고 있는 가운데 억만장자들의 자산은 급증하는 소위 ‘분열의 10년’이 시작되는 걸 보고 있다”며 독점을 타파하고 각 분야에서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보스포럼, 불평등·지정학적 위기 등 논의
이번 다보스포럼도 이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다보스포럼 자체가 단순한 기업 이윤 극대화가 아니라, 더 넓은 사회 시스템의 일부로서 인류와 사회의 목표를 충족시키기 위한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벤 스미스 맥킨지 수석파트너는 연차총회에 앞서 공개한 발표 자료에서 “여전히 극빈 상태에 있는 7억 3000만명을 돕는 건 물론 모든 사람이 번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빈곤과 기후 변화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투자 확대를 강조했다.
‘신뢰의 재구축’을 주제로 열리는 올해 포럼에선 불평등 외에도 경기 둔화, 지정학적 위기, 기후변화, 인공지능(AI) 등을 논의한다.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는 16인엔 리창 중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이 특별연설 연사로 나선다. 다만 서방 주요 7개국(G7) 정상 가운데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만 참석해 다보스포럼 의제가 추진력을 얻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