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임상 어떡하나...제약·바이오기업 ‘발 동동’

브릿지바이오·티움바이오·SK바사·종근당, 우크라이나 임상 진행
투약 마친 피험자 데이터도 못 받을 판…추가모집도 어려워
우크라이나, 임상참여 적극적이고 비용 저렴…장기화시 영향불가피
“급변상황 긴밀히 모니터링 중…필요시 임상전략 업데이트할 것”
  • 등록 2022-03-11 오후 6:09:45

    수정 2022-03-12 오후 3:52:35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전체 임상대상환자 중 우크라이나에서 모집된 환자 수가 70%에 가까워 임상 스케줄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고 밝힌 기업들도 장기적으로는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임상대상국으로서 우크라이나의 가치가 높았기 때문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 4곳, 우크라이나서 임상진행 중

1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우크라이나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제약·바이오기업은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288330)(이하 브릿지바이오), 티움바이오(321550),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종근당(185750) 등이 꼽힌다.

브릿지바이오는 지금까지 모집된 궤양성대장염 치료제 ‘BBT-401’ 임상2a상의 전체 피험자 36명 중 우크라이나 피험자의 수가 25명에 달한다. 앞서 언급한 4개 기업 중 다국적 임상에서 우크라이나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특히 임상 참여자 모집 및 투약 마무리 단계인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발발해 힘겨운 상황에 놓였다. 올 상반기까지 임상2a상을 마칠 계획이었지만 우크라이나 피험자에 대한 데이터 확보가 어려워지면 최대 피험자 25명을 다른 나라에서 새로 구해야 할 수도 있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BBT-401 임상2a상에 적지 않은 숫자의 우크라이나 피험자를 포함하고 있어 투약완료 여부 및 이후 임상 절차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동향을 긴밀히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현지 병원에 대한 공격도 서슴지 않고 있어 임상참여 피험자들의 내원 여부가 불투명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급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을 긴밀히 모니터링해 필요시 임상 전략을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티움바이오는 자궁내막증 치료제 후보물질 ‘TU2670’의 목표 임상환자 80명 중 지금까지 33명을 모집했다. 이중 우크라이나 피험자는 5명이다. 12주 투약 후 12주 간 경과를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환자 한 명당 소요되는 임상기간은 약 6개월 정도다. 티움바이오 관계자는 “전쟁기간이어서 현재는 우크라이나에서 임상환자 모집이 중단된 상태”라며 “체코, 폴란드 등 다른 나라에 집중해서 환자를 모집하는 중이며 전체적인 임상스케줄에 미칠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사태가 1년 이상 장기화될 경우 기존에 모집한 5명의 우크라이나 피험자 데이터를 활용하기 어려워져 임상스케줄 지연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종근당 ‘나파벨탄’ (사진=종근당)


클리니컬트라이얼즈에 따르면 종근당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의 임상3상 대상자는 586명이다. 현재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종근당측은 현재까지 모집된 임상대상자 숫자나 우크라이나에서 모집된 환자 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대신 종근당 관계자는 “한국과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8개국에서 약 600명을 모집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모집이 어려워지면 다른 나라에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대상국에 우크라이나가 포함돼 있지만 현 상황이 임상스케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전체 목표한 임상3상 대상 환자 4037명 중 우크라이나 환자 수는 99명”이라며 “지난달 말 모집환자를 대상으로 2차 투여가 마무리됐고 임상대상자의 혈청데이터도 확보가 마무리되고 있는 상황으로 당초 계획이 진행되는 데는 차질이 없다”고 했다.

직접적 영향 없다지만…韓기업의 동유럽 공략에 찬물

국내 기업들은 공식적으로 당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임상사이트로서 우크라이나의 가치가 높은 만큼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에 미칠 영향은 결코 작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블루오션인 동유럽 시장을 겨냥하려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는 찬물을 끼얹은 격이나 다름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동유럽은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다국적 제약사들과의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시장 공략이 비교적 용이한 동시에 치료접근성은 높지 않아 환자들의 약물간 상호간섭도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우크라이나는 임상 진행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저렴한 편이어서 비용적인 측면에서 장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관계자도 “최근 동유럽 제약·바이오시장이 커지고 있고 특히 우크라이나는 임상실험 참여에 적극적·긍정적인 분위기여서 환자를 모집하기 쉬운 편이었다”며 “당장은 영향이 없을 수 있으나 우크라이나에서 임상 대상자를 추가모집하는 것은 불가능해진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태연, '깜찍' 좀비
  • ‘아파트’ 로제 귀국
  • "여자가 만만해?" 무슨 일
  • 여신의 등장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