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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은행은 그동안 각 지역 정부에서 디지털 위안화 시험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링크를 따로 제공해 이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게 했다. 앱 장터에 디지털 위안화 앱이 공식적으로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누구나 이 앱을 내려받을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이 디지털 위안화 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처럼 디지털 위안화 시범 도시에 사는 사람 중 인민은행의 ‘화이트 리스트’에 등재된 사람만 우선 이 앱에서 등록 절차를 마치고 디지털 위안화를 쓸 수 있다.
중국이 아직 본격적으로 가입 문턱을 낮춘 것은 아니지만 이번 앱 공개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한 달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올림픽은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보편화한 디지털 위안화를 개발했다는 점을 나라 안팎에 선전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디지털 위안화 앱에서 중국어와 영어를 선택해 쓸 수 있는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중국은 2014년부터 디지털 화폐 연구를 시작했으며 2019년 말부터 선전, 쑤저우 등 지역에서 공개 시험을 해왔다. 2020년부터는 상하이, 시안 등 시범구역을 더욱 확대하면서 일상적인 물품 구매 뿐 아니라 당원비 납부, 선물 상품시장 거래 등 다양한 범위에서 결제를 시도하고 있다.
이강(易綱) 인민은행장은 지난 11월 10일 공개 연설에서 디지털 위안화 지갑, 누적 거래액, 디지털 위안화 사용 가능 장소가 각각 1억2300만개, 560억위안(10조5000억원), 350만개에 달한다고 공개한 바 있다.
디지털 위안화는 결제 수단일 뿐 아니라 법정 디지털 화폐로 M1(협의통화)과 M2(광의통화)를 대체한다. 지폐나 동전과 마찬가지로 국가가 가치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등 민간이 발행한 가상자산과는 성격이 다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로 위안화 국제화를 촉진해 국제 금융질서를 뒤흔들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또한 디지털 위안화는 민간 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 양사가 장악한 금융 인프라를 국가 주도로 재편하는 등 다양한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