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1억 배상 판결'에 성난 日, 남관표 주일대사 초치(종합)

초치가 끝난 뒤 취재진에 답변하는 남관표 주일대사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조민정 인턴기자]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한국 법원의 판결에 대해 반발하며 남관표 주일대사를 초치했다. 일본 언론은 이번 판결로 한·일 관계가 경색될 것이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8일 일본 현지 언론은 아키바 타케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남관표 주일대사를 불러 “한국 법원이 국제 법상 주권면제의 원칙을 부정하고 해당 판결을 낸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일본 정부는 해당 판결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남관표 대사는 이날 오전 11시25분께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외무성 청사로 정문을 통해 들어간 뒤 9분 만에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주권면제(국가면제) 원칙상 한국 법원의 판결이 일본에 효력을 가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주권면제는 주권 국가가 타국 법정에서 재판을 받을 수 없다는 뜻으로 국제법을 기반으로 한다.

때문에 일본 정부는 이번 판결에 대해 별다른 항소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제법 위반을 시정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항소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앞서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는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에게 1인당 1억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일본 언론은 일제히 한일 관계가 악화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판결 내용을 자세히 파악한 뒤 향후 대응을 검토하려고 하고 있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한일 관계가 한층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일본 정부도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