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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앞뒤 자르고 ‘손학규 대표가 큰 정치적 결단인 단식을 하기 전에 중국집에서 고량주 마시고 음주상태로 의원총회에 참가한 일 있느냐’고 물으면 되는 건가.” (이준석 최고위원)
22일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가 또다시 비아냥과 인신공격이 오고 간 ‘아수라장’으로 점철됐다. 손학규 당대표를 향한 바른정당(유승민)계의 공격이 계속되자, 손 대표 측 임재훈 사무총장도 맞받아치며 실랑이가 벌어졌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통상적으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 앞에 ‘임시’라는 간판을 달았다. 지난 20일 바른정당계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이 임시 최고위 소집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애초 이들은 ‘21일 오전 10시’ 개최 시점을 원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22일 최고위 회의를 임시 최고위회의로 바꾸며 ‘기 싸움’을 이어갔다.
초등학생 말싸움 보다 못한 유치함 이어져
이후부터는 ‘말의 전쟁’이 펼쳐졌다. 하 최고위원은 신규 안건 제안으로 ‘맞불’을 놨다. 하 최고위원은 “국회의원 의원 정수 확대 불가 안건을 최고위에서 의결하자”면서 “손 대표도 이 문제를 ‘논의해볼 수 있다’는 찬성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다수 최고위원 생각과 반대되는 것”이라며 최고위 긴급 안건 상정을 요구했다.
이어 지난 20일 이 최고위원의 백브리핑 당시 손 대표 측 당직자들이 소란을 피운 것에 대해서도 징계 안건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최고위원은 손 대표가 독단적으로 당 운영을 하고 있다는 취지에서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혁신해야 하는 게 정치가의 숙명”이라며 “혁신을 못해 몰락한 정치인을 수 없이 봤다”며 정면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지난해 12월 손 대표가 단식을 선언한 날, 중국집에서 술을 마시고 의원총회에 참석한 사실을 폭로했다. 이는 지난 20일 손 대표 측 당직자들이 ‘이 최고위원이 4.3 보궐선거 당시 술을 마시고 유세차에 올라간 것’을 지적한 것에 대한 대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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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발언이 이어지자 손 대표의 ‘정치적 경호’를 맡고 있는 임재훈 사무총장도 물러서지 않았다. 임 총장은 손 대표의 권한 행사가 정당한 것임을 구구절절 설파했다. 그러자 하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이 아닌 사람 말은 자제해달라”며 중간에 말을 끊었다.
임 의원이 계속 말을 이어나가려 하자 이 최고위원도 “지금 사무총장이 당무에 대해 질문을 받은 것이 아닌데 정견을 말하는 것에 강하게 이의를 제기한다”고 역시 말을 끊었다. 이후 임 총장과 하·이 최고위원 간 설전은 계속되고, 손 대표의 제지가 있어서야 언쟁은 끝났다.
한바탕 푸닥거리가 끝나고 하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23일 긴급 최고위 소집을 요구했다. 하 최고위원은 “손 대표는 최고위원이 요구하는 안건 모두 거부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안건이 처음보다 늘었다. 다만 손 대표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행사 참석을 고려해 저녁 7시에 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