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실적을 공시한 지난달 27일 오전 외국인들이 서울 서초사옥 내 홍보관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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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로 지난해 말부터 지연된 삼성 임원 인사가 5개월만에 단행했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삼성SDS와 삼성SDI 등 그룹 내 전자 계열사들과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도 임원 인사를 곧 확정하고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반도체 부문은 내일 인사가 있을 예정이다.
삼성전자(005930)는 11일 모바일, TV, 생활가전 등 세트(기기 완제품)부문에서 부사장 6명, 전무 11명, 상무 30명, 전문위원 5명, 마스터 선임 2명을 포함해 총 54명을 승진 및 보직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인사 배경에 대해 “지난해 말 실시하지 못한 인사를 더 이상 지체할 경우 조직의 신진대사가 저하될 것을 우려, 이번에 인사를 실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직 내 분위기 쇄신을 위해 임원인사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정 사업부에 편중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고른 임원 승진인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트부문 사업부와 해외법인 주요 보직인사도 함께 실시했다. 최경식 부사장이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이영희 부사장이 무선사업부 마케팅팀장 및 글로벌마케팅센터장으로 발령됐다.
부사장 승진자의 경우 무선사업부 1명(글로벌 하드웨어개발팀장), TV를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1명(김석기 엔터프라이즈비즈니스 팀장), 생활가전사업부 2명(이상훈 메카솔루션팀장, 이재승 개발팀장) 등 사업부 소속 승진자가 고루 분산됐다. 전무·상무급 인사도 승진자의 소속 사업부가 골고루 분산됐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해외 총괄 중에서는 김정환 중남미 총괄과 홍현칠 서남아시아 총괄이 부사장 승진자에 이름을 올렸다. 둘 다 새롭게 성장하는 신흥시장을 담당하고 있어 이 시장에 대한 삼성전자의 비중 확대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주요 보직 인사에서도 동남아총괄(이상철 부사장), 중국 총괄(권계현 부사장), 중동총괄(명성완 전무), 북미총괄 SEA법인장(팀 백스터 부사장) 등이 포함돼 해외 사업에 분위기 쇄신을 꾀했음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 세트부문의 전체 해외 총괄 자리가 10개임을 감안하면, 2곳의 승진과 4곳의 교체 등 전체의 절반 이상인 총 6곳에 대한 변화가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최소한의 수준에서 인사를 진행했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2017년 경영목표 달성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장단 인사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