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신사참배에 열 올리는 외교부, 독도 대응은 소극적

'독도 단독표기 무리말라' 재외공관 지침 도마위
  • 등록 2013-10-22 오후 6:11:31

    수정 2013-10-22 오후 6:12:02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일본 정치인·각료의 야스쿠니 신사 추계대제(秋季大祭·10월17~20일) 참배를 연일 비난하던 외교부가 독도의 명칭표기와 관련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독도에 대한 단독표기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외교부가 재외공관에 독도 단독표기를 무리하게 추진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은 “독도와 일본식 명칭인 다케시마를 함께 표기하는 것을 무리하게 독도 단독표기로 바꾸도록 요구하지 말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외교부가 재외공관에 내린 지침을 도마위에 올렸다. 이 같은 지적에 주러시아 대사관은 ‘일본의 강력한 대응이 우려돼 내려진 조치’라고 해명하면서 논란이 더욱 불거졌다. 정부가 전 세계에서 독도 단독표기 홍보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정작 외교부는 일본의 반발을 우려해 오히려 이와는 반대되는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외교부가 급히 진화에 나섰다. 외교부는 22일 해명자료에서 “영유권 표기와 명칭 표기가 동시에 문제 돼 명칭 표기 변경이 영유권 표기 변경을 수반할 때는 영유권 표기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대처하라는 취지”라고 밝혔다. 현재 국제사회에서 독도의 지명은 독도, 다케시마, 독도·다케시마, 리앙쿠르암(독도의 영어명) 등으로, 독도의 영유권은 한국, 일본, 분쟁지역 등으로 다양하게 표시돼 있다. 독도의 단독표기에 주력하다 자칫 영유권 문제로 번지지 않도록 하라는 취지라는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외교부의 지침은 정부 원칙과도 위배되고, 여타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강력히 대응하는 모습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아베 내각 관료 2명이 추계대제에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과 관련해 “일본의 각료나 주요 정치인사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우리 국민과 정부로서는 용인할 수 없다”며 강한 목소리를 냈다. 반면 외교부의 독도 관련 지침에 대해서는 “그 점은 이미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정확한 내용을 설명드린 바 있다”며 “국익에 관계된 사항을 이 자리에서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미 보도자료를 통해 해명했기 때문에 또 다시 언급하는 것은 의미없다는 설명이지만, 같은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두고 독도 명칭표기 부분만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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