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지만 진단 안 되고 치료는 미흡한 ‘항문거근증후군’

근이완제·소염제는 일시적 효과 … 전기자극치료로 괄약근 경련 정상화 기대
  • 등록 2022-06-07 오후 2:50:30

    수정 2022-06-07 오후 2:50:30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39살의 여성 A모 씨는 수년전부터 기능성소화불량에 항문거근증후군으로 고생해왔다. 복부에 항상 가스가 차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신트림을 자주하며 변비와 설사가 교차하더니 혈변까지 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기능성소화불량은 익히 겪어온 불편이라 감내해왔는데 몇 달 전부터 배변을 볼 때마다 항문에 중압감이 느껴지고 급기야 몇 달 전부터 혈변까지 나왔다. 암이 아닐까 걱정돼 대장내시경을 해봤지만 다행스럽게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치질이나 항문 염증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찾은 병원에서 촉진을 통해 손가락을 항문에 넣어 항문 위쪽에 있는 근육을 눌러보는 직장수지 검사를 한 후 듣기에도 생소한 ‘항문거근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항문거근(肛門擧筋)증후군은 항문 괄약근 중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해 배변을 조절해주는 역할을 하는 항문거근의 과도한 긴장이나 반복적인 미세손상으로 인해 대변을 보고 나서도 잔변감이 남고 5~10분 정도 지나 통증을 호소하는 질환”이라며 “과로나 극심한 스트레스, 잘못된 배변습관,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근로환경 등이 원인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치질이나 치루수술, 자궁수술 후에 간혹 항문거근증후군이 생기기도 한다”며 “상당수는 좌골, 허벅지 내측, 무릎, 장딴지, 발목 등 하지근육통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닭과 달걀처럼 뭐가 원인인지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문 주위 통증은 대장·자궁·척추 등의 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어 세밀한 분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항문거근증후군은 성인 중 15%에서 나타날 수 있는 흔한 질환임에도 증상이 모호해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꽤 많다. 진단되더라도 대다수 병원에서는 변비 완화를 위한 식이섬유, 통증을 경감시키기 위한 진통제·근이완제, 심리적 안정을 위한 신경안정제 등을 처방하는 게 치료의 전부다.

좀 더 적극적으로 고주파치료기, 저주파치료기, 경피전기자극신경치료(TENS) 등을 동원해 항문거근의 정상화를 꾀하는 치료가 이뤄지기도 한다. 심 원장은 “항문거근증후군은 결국 항문거근이 경련을 일으키기 때문에 생긴다”며 “통증의 완화와 항문거근 기능의 원상 회복을 바란다면 전기자극 치료가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심 원장이 연구개발한 호아타리젠요법의 경우 고전압 미세전류를 인체 여러 부위에 흘려보내 기능이 고장난 세포의 부활을 유도하는 치료다. 항문거근증후군의 경우 경련 또는 강직을 보이는 항문괄약근의 손상된 신경에 전기자극이 가해져 배변 기능을 되찾고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항문거근증후군의 복잡하고도 다소 모호한 발병원인을 감안한다면 호아타요법이야 말로 아주 적절한 근본치료 메카니즘을 가졌다는 설명이다.

항문거근증후군은 매주 두 차례씩, 7주 정도 호아타리젠요법을 시행하면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심 원장은 “두꺼운 피부의 저항을 뚫고 괄약근에 미세전류가 도달하면 항문거근증후군이 완화된다”며 “리젠요법과 함께 온수좌욕, 케겔운동, 알칼리성 식단을 통한 몸의 산성화 교정 등에 나서면 근본적으로 증후군을 해결할 토대가 마련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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