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 국고보조금은 지난달 19일 현대자동차가 수소전기차 넥쏘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지 하루 만에 바닥났다. 현대차에 따르면 넥쏘 사전 계약 첫날 예약 실적은 733대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계약된 넥쏘는 총 1164대에 달한다. 이에 비해 올해 수소차 국고보조금 규모는 158대이며, 지난해 이월된 지원금을 더해도 총 240여대에 불과하다.
이에 환경부는 수소차 보조금 추가 편성을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왔지만, 기재부는 ‘청년 일자리’에 초점을 맞춘 추경에 다른 예산을 편성하는 것에 조심스러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추경 정부안은 청년실업, 조선업, 군산·통영을 비롯한 위기지역 대책 같은 시급한 이슈 위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전기차에 대해선 국고보조금(최대 1200만원) 대수를 기존 2만대에서 2만8000대로 늘리기로 하고, 예산 1190억원을 추가 편성했다. 수소차 보조금을 편성하지 않고 전기차 보조금만 늘린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비해 자동차업계에선 수소차 확산을 위해선 보조금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넥쏘 일반 모델(모던) 기준 판매가는 6890만원으로 같은 크기의 다른 차에 비해 높기 때문에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으면 수소차를 구입할 소비자가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수소차는 국고로 2250만원을 지원하고, 지방자치단체가 1000만~1250만원 보조금을 추가로 준다.
현대차(005380)가 만든 넥쏘는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1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항속거리)가 609㎞로 현존하는 수소전기차 가운데 가장 길다. 오염물질 배출이 없어 ‘달리는 공기청정기’라고도 불린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선보여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정부 보조금이 수소차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고 일찌감치 바닥난 데다 추경 편성까지 무산됨에 따라 막 달아오르기 시작한 수소차 열기가 조기에 식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추경 정부안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과정에서 수소차 보조금이 편성될 여지는 남아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정부안에 더해 필요한 내용이 있다면 국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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