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죽이는 반려견 '멀뚱멀뚱' 구경만 한 견주, 검찰 송치 예정

견주 "잘못 인정…개 습성이라 제지 어려워"
재물손괴 및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
  • 등록 2024-09-24 오후 2:47:54

    수정 2024-09-24 오후 2:47:54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자기 반려견이 길고양이를 물어 죽이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남성이 검찰에 넘겨질 전망이다.

자신의 반려견이 길고양이를 물어 죽이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남성.(사진=JTBC News 캡처)
24일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재물손괴 및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60대 A씨를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1일 오전 6시께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의 한 주류업체 사업장 앞에서 자기 반려견들이 길고양이를 물어 죽이는 데도 별다른 제지 없이 이를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A씨는 반려견 3마리 중 2마리에만 목줄을 채운 채 주류업체 사업장 앞을 지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중 목줄을 하지 않은 개 2마리가 사업장 앞에 있던 길고양이에게 달려들어 공격했고, A씨가 목줄을 잡고 있던 나머지 1마리도 합세해 길고양이를 공격했다.

YTN이 공개한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씨가 반려견들을 말리지 않고 지켜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반려견들의 공격이 끝나자 A씨는 숨진 고양이를 두고 자리를 떠났다.

이후 사업장 앞에서 죽은 고양이를 발견한 한 직원이 “5년여간 돌봐주던 길고양이가 견주와 함께 산책 나온 강아지에게 물려 죽었다”고 112에 신고했다.

죽은 고양이는 주인이 없는 길고양이지만, 사업장 관계자가 5년여 전부터 잠자리와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등 사실상 관리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CCTV 등을 확인해 견주 A씨의 신원을 특정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문제의 개 세 마리 중 두 마리는 A씨가 키우고 있었고, 나머지 한 마리는 유기견이지만 A씨가 잠자리를 제공하는 등 관리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는 “개 2마리에 목줄을 채워 산책하고 있었으나, 중간에 1마리의 목줄이 빠지면서 유기견과 함께 고양이를 공격했다”며 “한번 문 것을 잘 놓지 않는 개의 습성 때문에 공격이 벌어졌을 때 말릴 수 없을 것 같아 제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결과적으로 A씨의 반려견이 고양이를 물어 죽인 점, 목줄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 사고를 막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한 점 등을 토대로 A씨에게 재물손괴 및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방치 행위가 CCTV를 통해 명확히 입증되고 행위의 결과로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에 관련 혐의를 적용했다”며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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