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모바일 기기 `커넥티드카`..반도체업계엔 새로운 기회

데이터 연결 서비스 분야 유망
음성 인식과 보안 솔루션도 중요
자율주행, 전기차 등도 핵심 이슈
  • 등록 2016-09-09 오후 2:03:48

    수정 2016-09-09 오후 2:03:48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자동차 전체가 하나의 모바일 기기가 되는 ‘커넥티드카’(connected car)가 향후 반도체 업체들에게 새로운 시장을 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오는 2020년이면 신규 출시 차량의 80%가 빌트인 형태 커넥팅 기능이 탑재돼, 각종 모바일 기기와의 연동에 필요한 다양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IT시장조사 기관인 가트너(Gartner)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개최한 ‘카트너 로컬 브리핑 세션’의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제임스 하인즈 책임연구원은 “커넥티드카는 궁극의 모바일 디바이스로 변모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인즈 연구원은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엔진 등 기계공학 분야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차량에 데이터 연결 서비스를 제공할 업체와의 파트너십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반도체업체로선 전자 콘텐츠 공급을 늘릴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커넥티드카는 스마트폰보다 훨씬 많은 정보처리가 가능하고 다양한 시스템 및 디바이스와 연결이 가능해 반도체 분야의 개발 여지가 풍부하다고 덧붙였다.

하인즈 연구원은 “커넥티드카는 주로 음성 인식을 통해 기기를 실행하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며 “인간 대 기기의 인터페이스 기술과 자연어 처리, 기기의 구두 명령 이해 등 수많은 기술이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디지털 보안도 커넥티드카에 핵심적인 부분으로 언급했다. 이를 위해 반도체업계도 전반적인 보안 솔루션이나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암호화 등에 관심 가질 것을 당부했다.

그는 데이터 연결성을 이용한 인포테인먼트와 다른 차량과의 정보 교환, 지능형 교통 시스템, 차량과 가정 내 기기와의 연결 등이 커넥티드카와 접목될 분야라고 소개했다.

하인즈 연구원은 자율주행 차량도 반도체업계가 주목할 분야로 지목했다. 그는 “2020년엔 어떤 형태로든 전체 차량의 10% 정도가 자율주행차로 출고될 것”이라며 “자율주행과 관련해서는 센싱과 프로세싱, 기계 학습 알고리즘 등이 핵심 기능”이라고 제시했다. 이 중 거리측정 기술인 ‘라이다’(Lidar)와 이미지 프로세싱 등은 이미 기술 개발과 솔루션 제공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기차 분야도 하인즈 연구원이 꼽은 반도체업계가 주목할만한 산업이다. 2025년 이후엔 유가 상승에 따른 전기차 수요가 증가할 것이고 그 이전에도 각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공급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용 2차 전지는 물론 궁극적으로 수소연료 차량으로의 전환을 모색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전기차를 주차하면 충전이 이뤄지는 무선 충전 기술도 관심 분야로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단기간에 이루기 어려운 ‘OTA’(Over the air·무선 송수신 표준)을 이용한 차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술도 유망한 분야로 꼽았다. 그는 OTA를 이용하면 완성차 업체도 차량 판매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 20%가량의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OTA적용에 따른 보안 기술 개발도 필수적인 분야라고 전망했다.

하인즈 연구원은 “스마트폰은 교체 주기가 18개월~2년 정도로 짧지만 자동차는 사용 기간이 수년 이상이기 때문에 어떤 사업 모델이 성공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변화할 수 있는 시장 환경에 대처할 수 있도록 유연성과 확장성을 가지고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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