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북한이 언제든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는 가운데, 이달 말 북한이 기념비적인 날을 앞두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오는 29일은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지 5주년을 맞는 날로, 이를 계기로 북한이 핵무력 능력을 과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 북한군 총참모부가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지난 2~5일 대남 군사 작전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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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과거 2017년 11월 29일 당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 시험발사에 성공한 뒤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적이 있다. 최대 사거리가 1만 3000㎞ 이상인 화성-15형에 대해 당시 북한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라고 평가했었다.
최근에는 지난 3일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ICBM까지 발사하며 위협 수위를 점점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최대 사거리가 1만 5000㎞에 이르는 화성-17형의 경우 여러 곳의 목표물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는, 현존 최강의 핵무기인 `다탄두 미사일`로 개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번 시험발사에서 정상 비행엔 실패한 것으로 파악돼 완성도는 의문이다.
당초 우리 정보당국 등은 북한이 중국의 공산당대회 이후부터 미국의 중간선거(8일) 전에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그 어떤 구체적인 징후는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북한은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에 반발해 ICBM 등 탄도미사일 등을 발사했으나 핵실험은 하지 않았다.
북한이 대개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이는 해) 기념일에 맞춰 대대적인 행사를 열어온 만큼, 핵무력 완성 선언일에 맞춰 대규모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7일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북한이) 핵개발은 언제든 할 수 있는 상황이다”면서도 “아주 임박했을 때 보이는 징후가 있는데 그런 건 아직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이 5년 전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날이 있는데 그날 (핵실험을)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여러 가지 견해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당장 핵실험에 나서기보다는 화성-17형 발사 성공에 더 집중할 것이란 주장도 내세우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총장)는 “미국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7차 핵실험 카드는 좀 미룰 가능성이 있다. 중간선거 결과를 분석하면서 입장을 정리해나갈 것”이라며 “11월 29일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을 전후해서 ICBM,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