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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식품 가격 둔화하자 집값 복병으로
전문가들은 주거 비용이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가파르게 오르면서 당분간 소비자 물가 상승세를 견인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주거 비용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꺾기 위해 가파르게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또다른 도전 요소라고 WSJ은 덧붙였다.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7월 전년동기대비 8.5% 상승했고, 8월에는 8.3% 오르며 상승폭이 줄었다. 반면 주거 비용의 전년동월대비 상승률은 7월 5.7%, 8월 6.2%를 각각 기록하며 오름폭을 키웠다. 전월대비로도 7월에는 0.5%, 8월에는 0.7% 상승했다.
미 인플레이션 데이터 분석·연구기관인 인플레이션 사이츠(Inflation Insights)의 오메어 샤리프 대표는 “(주거 비용은) 올해 인플레이션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지난 3개월 동안 확실히 상승하면서 항공료와 호텔 요금 등의 하락을 상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론 안정되겠지만 물가 반영엔 시차 있어
미국 집값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낮은 주택담보대출금리 △더 나은 주거에 대한 수요 증가 △공급물량 부족 등에 힘입어 급등했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매매가뿐 아니라 임대료도 크게 올랐으며, 최근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다고는 하나 지난달 미국 아파트 임대료 중간값은 전년동기보다 10% 오른 상황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결국 주거 비용이 안정될 것으로 봤다. 최근 주택담보대출금리 상승과 수요 감소 등으로 주택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어서다.
다만 이같은 주택 가격 둔화가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시장 임대료가 하락하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CPI 하락이 나타나는 시점까지 최대 1년 반의 지연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샤리프 대표는 주거 비용 인상이 올해 4분기나 내년 1분기에 완화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바클레이스는 올 가을부터 주거비용 하락을 점쳤다. 브렛 라이언 도이체방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거비용이 내년 2분기 정점을 찍을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