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법의 내년 1월 1일 시행을 앞두고 대학·강사 대표·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대학강사 제도개선 협의회에서 강사법 개선안을 내놨다. 협의회는 1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학 강사제도 개선 대학 개선안을 발표하고 공청회를 서울교대에서 개최했다.
강사법은 2010년 조선대 시간강사 고 서정민 박사의 죽음을 계기로 시간강사 처우 개선을 위해 만들어졌다. 서 박사는 1997년부터 2010년까지 조선대 시간강사로 근무하면서 강요당한 논문 대필 등을 고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 박사의 죽음이 사회 문제로 비화하자 정부는 시간강사 처우개선안을 마련, 고등교육법을 개정하고자 했다.
그러나 시간강사를 교원으로 인정하는 내용이 핵심인 강사법이 오히려 대량실직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거론되면서 시간 강사들의 반발을 불렀다. 이에 강사법은 네 차례나 유예되고, 협의회에서 개선안을 만들기로 했다.
강사법은 교원의 종류로 ‘강사’를 신설하는 것이 골자인데 겸임·초빙 교원도 강사법을 준용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교수시간을 전임교원과 달리 강사·겸임교원은 주당 6시간 이하를 원칙으로 정했다. 유예된 강사법엔 대통령령으로 교수시간을 정하도록 하면서, 시간강사들은 “소수의 일부 강사들에게 강의가 쏠릴 수 있다”며 대량 해고와 고용 불안을 호소해왔기 때문이다.
방학 중 임금도 지급하도록 했다. 강사의 임용 기간을 ‘1년 이상’으로 원칙을 정하면서 방학기간도 임용기간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대학은 방학기간 중 강의가 진행되지 않는 기간에도 강사에게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구체적인 임금 지급 수준은 대학과 시간강사 간 임용계약으로 정하도록 했다.
협의회는 공청회 이후, 발표된 개선안을 보완해 국회 및 교육부 등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유예된 강사법이 내년 1월 1일 시행되기 때문에 그 전에 개정안을 발의, 법안 통과까지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협의회 소속 임순광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위원장은 “유예된 강사법에서 한 발 진일보한 개선안을 마련한 것”이라며 “대학·시간강사 측 의견을 모아 개선안을 마련했기 때문에 개정안을 발의해 법안 통과까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