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롯데그룹에 이어 한화그룹도 비수기를 맞은 하반기 회사채 발행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연말까지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만기도래 회사채 규모는 5300억원으로, 올초부터 시작된 한화 계열사들의 자금 조달이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는 약 1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 준비에 나섰다. 한화의 신용등급은 ‘A’로 최근 회사채시장에서 고(高)금리로 인기가 높아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화는 오는 29일 2000억원 회사채 만기도래를 시작으로 10월 1500억원, 11월 10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각각 예정돼 있다. 만기 차환을 위해 한화가 발행시장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릴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한화와 한화케미칼, 한화종합화학 등 주요 계열사는 그룹내 `아픈 손가락`인 한화건설, 유통부문 등을 지원할 상황에 놓여있기도 하다. 신용평가업계는 한화건설이 미회수 채권이나 차입금에 대한 추가 대손인식 가능성 등이 있어 그룹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화건설의 신용등급은 ‘BBB+’로 자금 조달이 쉽지 않고 이자비용도 높은 편이다. 우발채무가 발생하면 그룹 지원이 필수다. 이미 한화는 지난해 한화건설의 상환전환우선주 유상증자에 참여해 2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고 한화종합화학도 한화솔라파워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1100억원을 출자를 결정한 바 있다. 한화의 경우 한화건설에 대한 상환전환우선주 정산 의무도 남아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한화가 큰 무리 없이 회사채시장에서 효율적인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건설에 대한 재무 위험이 남아 있으나 최근 계열사들의 실적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고 그룹 전반적으로 양호한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대부분 ‘A’급에 머물러 있는 것도 자금 조달에는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최근 회사채시장에서 ‘A’급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되고 있어서다. 한경훈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그룹 전반의 재무안정성 지표는 우수한 수준”이라며 “한화그룹 내 소속기업의 수익성이 2015년 이후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