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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바른ICT연구소 소장(연세대 정보대학원 원장)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악성댓글을 보았다’ 토론회에서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악성댓글이 인터넷, 소셜미디어센터(SNS)서비스 댓글란에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특정한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이나 인신 공격적 발언 등을 공개적으로 게시하는 것이다. 이같은 악성댓글이 피해자의 신체와 정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생산성과 사회적 교류, 삶의 질을 훼손한다는 등의 연구는 수차례에 걸쳐 이뤄진바 있다.
바른ICT연구소는 이같은 피해를 △병원 진료와 치료 비용과 같은 건강비용 △변호사 선임 비용과 손해배상액과 같은 법적 대응비용 △사회적 폭력 예방교육에 쓰이는 예방교육비용 △이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와 홍보에 드는 사회 개선 비용와 같은 직접적 피해 외에도 △스트레스로 인한 능력저하 기회 비용 △불안, 우울로 인한 항목 및 기회 상실 비용 등 간접적인 피해까지도 추산해 총 비용을 추정했다.
연구에 따르면 직접적 비용은 법적 대응 비용에 따라 1941억에서 3조 5956억원까지 크게 달라졌다. 간접비용은 30조 3430억원에서 31조 7525억원 사이로 추산됐다. 직접적 비용뿐만 아니라 악성댓글이 피해자의 정서적 영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어마어마하다는 설명이다.
피해자는 악성댓글 경험 이후 느낀 정석적 변화로 타인의 평가염려(56.3%), 개인정보 노출 염려(51.7%)를 가장 큰 변화로 꼽았다. 또 피해 증상으로는 정서적 고통(52.9%)을 가장 크게 들었으며 잠을 자지 못하거나(25.3%) 사람들을 만나기 싫거나(17.2%) 자살 또는 자해 생각이 들었다(8%) 의견도 많았다.
응답자의 54.8%는 악성댓글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악성댓글 생성 및 유통에 대한 법적 처벌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소셜미디어에서 악성댓글 작성자의 계정차단(19.3%)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악성댓글의 사적 삭제 기능을 강화(17.3%)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필요(5.7%) △악성댓글 방지를 촉구하는 공익 캠페인 필요(2.9%)로 줄을 이었다.
반면 이대호 성균관대 교수는 “악성댓글의 이슈는 앞으로 더 비중있게 다뤄져야 한다”면서도 “우리 사회는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항상 이에 대한 자정작용과 함께 스스로 대응책(내성)을 마련해왔다”고 반박했다. 과거에는 악성댓글에 따른 부작용이 크게 나타났지만, 현재는 사람들이 이전처럼 과민하게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앞선 여론조사에서 악성댓글 향후 대응 방법으로 ‘강력한 법적 처벌’이 1위로 꼽힌 것에 대해서도 “무조건 사후조치라는 점, 많은 비율이 초등학생일 것이라는 점, 발언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적 처벌보다는 악성댓글을 자제하도록 유도하는 다양한 기술적 기법과 악성댓글이 많이 달라는 근원적 이유인 우리 사회에 대한 불만과 부정적 감정에 주목해서 대응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윤정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은 “사이버 명예훼손을 정보통신망법에서 적용, 비방 목적으로 허위사실이나 사실을 적시해 명예훼손을 할 경우 처벌할 수 있고 임시조치 제도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많이 부족하다”며 “악성댓글을 포함한 디지털 폭력에 대한 원스톱지원 체계구축하기 위해 현재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