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에 탄산음료 '벌컥벌컥', 과잉섭취는 당뇨병 직행버스

우리나라 국민 하루 평균 당 섭취량 65.3g, 기준치 상회
  • 등록 2021-07-01 오후 1:28:41

    수정 2021-07-01 오후 1:28:4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무더운 여름철 갈증을 달래기 위해 시원한 탄산음료를 찾는 사람이 많다. 일시적인 청량감으로 갈증이 해소되는 듯하지만, 탄산음료를 과다 섭취하는 것은 당뇨병 유발의 위험을 키우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병은 혈당을 낮추는 기능을 하는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겨 혈액 속에 당이 쌓이게 되는 고혈당증을 말한다. 크게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아 발생하는 1형 당뇨병과 당 함유량이 높은 음식이나 고열량, 고지방 위주의 식습관을 오래 유지해 발생하는 2형 당뇨병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특히 탄산음료 1회 제공량에 들어 있는 당 함유량은 하루 권장 당 섭취량에 맞먹는 경우가 많아 과잉 섭취 시 당뇨병 유발의 위험이 커지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탄산음료 1회 제공량(250㎖)의 당 함유량은 평균 24g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1일 권장 당 섭취량인 50g의 절반에 달하는 수준이다. 하루 두 번만 섭취하면 1일 권장 당 섭취량을 모두 채우는 셈이다. 게다가 이미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은 65.3g으로 권고 수준을 상회하고 있기 때문에 당뇨병과 같은 각종 대사질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겨 제대로 이용되지 못하고 혈액에 쌓인 당분은 소변을 통해 배출되게 된다. 이 때문에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물을 자주 마시게 된다. 또, 음식을 먹어도 허기진 느낌이 자주 들어 더 많은 음식을 먹게 되거나 체중감소와 전신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여러 증상 가운데서도 당뇨병이 가장 무서운 이유는 합병증이다. 혈액 속 당 성분이 높은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원활한 혈액 순환을 방해해 혈관 손상을 유발한다. 이는 심장혈관 질환이나 뇌졸중, 신경병증 등 생명을 위협하는 큰 질병으로 악화할 수 있어 당뇨 초기에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당뇨병의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진행된다. 인슐린 분비가 되지 않는 1형 당뇨라면 인슐린 주사와 함께 약물치료를 진행해 볼 수 있다. 평소 당분을 많이 섭취하거나 고열량, 고지방 식습관으로 인해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긴 경우라면 식사요법과 함께 운동요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적정 혈당을 유지할 수 있는 식단을 통해 당뇨로 인한 합병증 예방을 기대해 할 수 있고, 혈당을 낮출 수 있는 적당한 운동은 당뇨병 환자의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세란병원 내과 홍진헌 과장은 “탄산음료는 일시적으로 갈증을 해소해주는 느낌을 들게 하지만 높은 당 함유량으로 혈액 속 농도가 올라가 오히려 갈증이 더 느껴질 수 있다”며 “이때 발생하는 갈증을 계속해서 탄산음료로 달래려 하면 당뇨병뿐만 아니라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의 위험도가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랜 시간 땀을 흘려 탈수 증세가 느껴진다면 탄산음료를 과잉 섭취하기보다는 당 함유량이 적은 이온 음료나 물을 섭취하는 것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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