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국내의 임금·물류 비용을 경영상 어려움으로 꼽아 향후 현대·기아차가 향후 생산규모 확대를 위해선 국내 공장의 생산성 향상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정몽구 회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대기업 회장단 오찬간담회에서 “열심히 노력하면 연간 1000만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712만대를 생산해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5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741만대 생산·판매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1000만대 판매목표는 현재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유일하다. 도요타는 지난 7월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를 1010만대로 제시했다. 엔화약세 등 시장 분위기가 유리해지면서 올해 초 계획한 994만대에서 16만대를 늘려 잡은 것이다.
정 회장이 1000만대 생산을 언급했지만 현대·기아차가 이를 실현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현재 연간 30만대 생산 규모의 중국 4공장 건설계획 외에는 양적 확대보다는 내실을 키우는 질적 성장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정 회장의 1000만대 발언은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하겠다는 상징적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정 회장은 “연 740만대 생산 중인데 국내 임금·물류 비용이 높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국내 공장의 생산성 문제도 지적했다. 임금단체협상을 진행 중인 현대·기아차는 현재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1987년 노조 설립 후 27년간 무려 23번째로 연례 행사처럼 되고 있다.
정 회장이 연간 1000만대 생산을 언급하면서 “열심히 노력하면”이라는 단서를 붙인 것도 국내 공장의 낮은 생산성에 비해 고임금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자동차산업의 시간당 평균임금은 현대차가 34.8달러로 미국 38달러, 일본 37달러에 근접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자동차 업체들은 노조와 합의 아래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했지만 현대차는 2010년 4.9%, 2011년과 지난해 각각 5.4%씩 기본급을 올렸다.
국내 공장의 노사문제와 낮은 생산성은 현대·기아차가 국내보다는 해외공장 신·증설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이날 차질 없는 투자를 언급하면서 “친환경, 첨단소재 개발 노력중이고, 해외 협력업체 동반진출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치열한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품질과 브랜드를 기본 전제로 봤을 때 물류·인건비 등의 생산에 들어가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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