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유럽연합(EU)이 중국 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유럽시장에 진출해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캐스퍼 일렉트릭.(사진=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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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지난 4일 투표를 통해 오는 31일부터 앞으로 5년 동안 중국산 전기차에 17.8~45.3%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같은 중국산이더라도 테슬라 전기차는 17.8%, 유럽연합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상하이자동차 등의 전기차에는 최고 45.3%가 부과된다.
중국과 EU 집행위는 오는 30일로 예정된 확정 상계관세 관보 게재 전까지 물밑 협상을 계속하기로 해 최종 관세율이 조정될 여지가 남아 있지만 고율 관세 기조는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이에 현대차·기아가 유럽에서 전기차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차는 체코 공장에서, 기아는 국내 공장에서 각각 전기차 모델을 생산 중인 양 사가 관세 부담도 벗었다.
현대차·기아는 하반기 유럽 시장에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상품성을 갖춘 전기차 대중화 모델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 4일(현지시간)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을 ‘인스터(Inster)’라는 이름으로 영국 시장에 공개했다. 가격과 세부 사양을 먼저 공개한 뒤 현지 시장에서 로드쇼를 진행하고 연내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차는 소형 전기 SUV인 캐스퍼 일렉트릭을 앞세워 소형 전기차 수요가 높은 유럽을 공략할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도 선점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영국 시장에서 2만3495~2만6745파운드(약 4148만~4722만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경쟁 차종인 시트로엥 e-C3이나 르노 5 전기차 등이 2만5000파운드 안팎에 팔리는 것을 고려하면 알맞은 가격 정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 더 기아 EV3.(사진=기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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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소형 전기 SUV인 EV3도 유럽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달 14~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파리 모터쇼에 참가하는 기아는 EV3를 비롯한 핵심 승용차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는 EV3가 유럽 인증(WLTP) 기준 1회 충전거리 600킬로미터(㎞)에 달하는 등 높은 상품성을 인정받은 것을 기반 삼아 현지 점유율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현지 수요가 많은 B 세그먼트(소형) 차량인 것도 인기 요인이다. 그간 기아는 같은 세그먼트인 ‘니로 EV’ 등을 앞세워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호실적을 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효과를 다양한 지역에서 누리고, 물량을 점차 확대하는 행보”라며 “관세 리스크가 없어진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