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글로벌 수소 기술이 한 자리에 모였다. 세계 최대 규모로 꼽히는 국내 수소산업 전문 전시회 ‘H2 MEET 2023’이 막을 올렸다.
올해로 4회차를 맞이한 이번 전시회에는 △수소 생산 △수소 저장·운송 △수소 활용 등 3개 부문에 전세계 18개국 303개 기업·기관이 참가했다.
현대차그룹, 일상 속 폐기물서 수소 생산 13일 ‘H2 MEET 2023’이 열리고 있는 경기 고양신 킨텍스 전시장에는 가을비가 촉촉히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관람객들도 북적거렸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가 총출동해 수소 생산부터 활용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적용되는 다양한 수소 사업 기술을 선보였다. 부스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한 수소전기트럭 청소차였다.
| H2 MEET 2023’ 현대차그룹 전시관에 전시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청소차.(사진=이데일리 하지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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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트럭 청소차를 통해 모아진 음식물쓰레기로부터 현대건설은 바이오가스를 생산한다. 현대건설은 2016년 음식물쓰레기에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충주시 음식물 바이오 에너지센터’를 준공해 가동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해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P2E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하이그린 300’을 통해 수집된 바이오가스로부터 고순도 수소 가스를 뽑아낸다.
이렇게 생산된 수소는 또다시 수소 자동차나 연료 전지를 통해 활용된다. 현대차그룹 부스 오른편에는 현대차의 이동형 수소 충전소 ‘H 무빙 스테이션’과 수소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의 전력 출력 확장을 위한 ‘파워 유닛 모듈’ 콘셉트 모델 등이 전시돼 있다.
| H2 MEET 2023’ 현대차그룹 전시관에 전시된 이동형 수소 충전소 ‘H 무빙 스테이션’ (사진=이데일리 하지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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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이 모씨는 “음식물 쓰레기와 폐플라스틱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도 신기했지만 선순환하는 수소 생태계를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생산부터 운송·활용까지..수소 통합 밸류체인 ‘한눈에’ 한화그룹도 ㈜한화, 한화에너지, 한화솔루션, 한화임팩트가 모두 한 곳에 자리했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 수전해 기술과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과 저장·운송하고 수소발전소와 수소연료전지까지 활용하는 통합 밸류체인을 선보였다.
| H2 MEET 2023’ 한화그룹 전시관에 전시된 고압 탱크(사진=이데일리 하지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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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2 MEET 2023’ 한화그룹 전시관에 전시된 수소연료전지(사진=이데일리 하지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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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화그룹 부스에는 수소를 저장·운송하기 위한 한화솔루션의 고압 탱크와 한화 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100kW급 경량형 수소연료전지, 한화오션의 수소연료전지 체계를 탑재한 3000톤(t)급 잠수함 모형이 전시돼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도심항공교통(UAM)과 광역교통망(RAM)에 적용가능한 수소연료전지는 이날 최초로 전시됐다.
포스코그룹의 경우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전시관 입구부터 관람객들을 압도했다. 포스코그룹이 전 세계에서 추진 중인 청정 수소 생산 프로젝트의 성과와 미래 비전을 3D 파노라마 영상으로 구현하는 등 화려한 볼거리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 H2 MEET 2023’ 포스코그룹 전시관 전경(사진=이데일리 하지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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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포스코그룹은 이날 오만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 축소 모형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오만 그린수소 프로젝트는 5GW 규모의 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하고 연 22만 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으로,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6월 오만 두쿰 지역에 서울시 면적 절반에 해당하는 대규모 부지를 확보했다.
이번 전시에서 포스코그룹은 포스코홀딩스,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이앤씨,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등 6개 계열사가 참여한 가운데 청정 수소의 생산, 운송부터 저장, 활용에 이르기까지 수소사업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사업 청사진과 주요 성과를 총망라해 선보였다.
| H2 MEET 2023’ 고려아연 전시관 전경(사진=이데일리 하지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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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금속업계 첫 RE100에 가입한 고려아연의 경우 전시관 곳곳에 풀과 나무를 배치해 그린수소 사업자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고려아연의 경우 내년 상반기부터 호주에서 그린수소 생산을 본격화한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수소를 뜻하는 것으로, 고려아연 자회사 아크에너지는 내년 상반기 호주 퀸즐랜드주 타운즈빌에서 그린수소 플랜트 상업운전을 시작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시운전을 통해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호주에서 생산한 그린수소를 국내로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고려아연은 전시관 중앙에 신재생에너지 생산부터 그린수소 밸류체인에 이르기까지 사업 전반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디오라마를 배치하는 한편, 호주 자회사 SMC제련소를 시작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 분야에 진출하게 된 히스토리를 일목요연하게 담아내 회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오는 15일까지 열리는 이번 ‘H2 MEET 2023’은 참가 기업의 전시 부스 뿐만 아니라 수소산업의 주요 연사들이 참여하는 ‘리더스 서밋’, 선도국가들의 수소 정책을 공유하는 ‘컨트리 데이’, 최신 기술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테크 토크’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제1차 청정수소 정책포럼 △H2 CDC 2023 △H2 MEET 산업발전 포럼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 세미나 등 다양한 포럼과 세미나도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