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간 여성 드라마 출연 금지 규정 발표

탈레반, 아프간 방송규정과 관련 8가지 지침 발표
여성 드라마 출연·남성 일부 신체 노출 제한
"여성 기자·프로그램 진행자 머리에 스카프 둘러야"
  • 등록 2021-11-22 오후 3:00:57

    수정 2021-11-22 오후 9:10:33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드라마 출연을 금지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사진= AFP)


[이데일리 김다솔 인턴기자]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드라마 출연을 금지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22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탈레반은 아프간 TV 채널을 통해 방송 규정과 관련한 8가지 지침을 공개했다. 가이드라인에는 여성의 드라마 출연을 막는 조항과 남성의 일부 신체 노출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반하는 영화와 아프간인에게 모욕적인 예능 프로그램도 금지된다.

지침을 통해 탈레반은 여성 기자 및 TV 프로그램 진행자들에게 스크린 앞에 설 때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라고 명령했다. 다만, 히잡이나 부르카 등의 특정 복장 규정과 관련한 내용은 명시하지 않았다.

그동안 탈레반은 외국의 문화적 가치를 홍보하는 영화들이 상영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프가니스탄 방송채널에서는 주로 여자가 주인공인 외국 드라마가 방영돼 왔다는 점에서 이번 지침이 적용될 경우 방송 산업에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후자툴라 무자디 아프간 주재 언론인 대표는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일부 규정은 실용적이지 않아 이대로 시행될 경우 방송사들은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은 국제사회에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탈레반은 지난 9월 아프간 수도 카불의 여성 공무원들에게 출근 금지를 내리는 등의 약속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이어왔다.

앞서 탈레반은 지난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간을 통치하면서 여성의 교육과 사회생활을 금지한 바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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