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승계 위해 세제개편 절실…'기업승계활성화위원회' 출범

중소기업중앙회, '기업승계활성화위원회' 출범
기업인들 "가업(家業) 아닌 기업(企業) 승계로 바꿔야"
  • 등록 2019-05-27 오후 12:49:31

    수정 2019-05-27 오후 12:53:07

27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기업승계활성화위원회’가 출범하고 첫 회의가 열렸다. (사진=중기중앙회 제공)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중소기업이 원활한 기업승계와 함께 장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승계 세제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7일 ‘기업승계활성화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출범하고 첫 회의를 개최했다. 위원회는 기업승계 중소기업 대표자(1·2세 포함) 및 학계·법률·세무분야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됐다. 이날 열린 첫 회의에서는 현행 가업상속공제제도의 미비점이 주로 논의됐다. 가업상속공제제도는 중소기업 및 매출액 3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최대 500억원 한도 내에서 가업승계자산 100%를 공제해주는 제도다.

그러나 가업승계자는 사후관리기간 10년 동안 △자산 20% 이상을 처분하지 말 것 △업종을 변경하지 말 것 △상속인 지분이 감소되지 않을 것 △정규직 근로자 수 평균이 기준 고용인원 100%에 미달하지 않을 것 등 10여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이를 불이행할 경우 공제받은 상속세에 가산세까지 추징당한다.

기업인들은 이러한 이유로 가업승계공제제도 개편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경영환경은 변하는데 상속공제를 받은 기업들은 사후관리기간 동안 사실상 발이 묶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가업승계’가 부의 대물림이라는 주변의 편견까지 더해지면서 경영승계는 더욱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날 공동위원장으로 추대된 김화만 서울경인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장수 중소기업은 국민의 고용 유지·창출에 기여하는 중요한 사회적 자산이다”라며 “그런데 가업상속공제 논의는 오히려 기업인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만 조성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덕술 삼해상사 대표이사 역시 “‘가업승계’라는 단어가 아무래도 특정 집안만을 위한 것이라는 오해를 사기 쉽다”며 “장수우량기업을 유지해 국가경제에 이바지한다는 의미에서 ‘기업승계’라는 표현이 더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계는 기업승계 활성화를 위해 가업상속공제제도의 사후관리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주로 △사후관리 기간 완화(10년→7년 이하) △고용유지 조건 현실화(근로자 수 유지→급여총액 또는 근로자수 유지 선택제) △업종변경 자율화(소분류 내 변경→신사업 인정 등 제한 폐지) △자산유지 의무 완화(10년간 80%·5년간 90% 유지→처분자산 전부 가업관련 재투자 시 면제)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경영자가 가업을 물려줄 때 증여세를 감면해주는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역시 가업상속공제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대표적으로 △한도 확대(100억→500억) △대상 확대(법인→개인+법인) △연부연납 기간 확대(5년→10년 이상) △1인 이상 자녀 제도혜택 인정(1인수증자만 인정→공동수증자 인정) △상속 개시시점까지 증여세 납부유예 등의 개선을 정부·국회에 건의하고 있다.

중기중앙회와 위원회는 향후 기업승계 관련 중소기업계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기업승계와 관련한 정책개선에 앞장설 계획이다.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국내 중소기업의 지속경영을 위해 독일·일본과 같은 기업승계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며 “위원회를 통해 ‘기업승계’의 가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장수기업 육성방안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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