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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수출입은행 행장은 3일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출금융과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남북협력기금이 삼각축을 이뤄 글로벌 경제협력은행으로의 도약을 모색하기 위한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은 행장은 “수출입은행이 국책기관인지 은행인가 항상 고민하고 싸우고 있다”며 “수은은 국책기관이자 은행의 역할을 동시에 해야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동안 추가 부실 방지와 쇄신을 위한 자구노력에 맞춰져 있던 은행의 경영목표를 새로운 비전을 통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질 높은 정책금융 서비스 제공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비전 2030’은 대규모 충당금 적립 이슈에도 버텨낼 수 있는 수은의 자체 체력을 키우는데 방점이 찍혔다. 이를 위해 수은은 오는 2030년 200조원 수준의 여신잔액을 바탕으로 연간 1조원 가량의 이익을 창출하는 대외거래 전담 정책금융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현재 수은의 여신 규모는 약 110조원으로 우리 경제 경상성장률(4~5%) 플러스 알파 수준의 여신 확대로 안정적 영업이익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다만 여신 확대 정책으로 인한 부실 여신 우려에 대해 ”무리한 확장은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수은 부실의 원인이었던 대우조선 등 조선해운사 구조조정과 관련해 은 행장은 “지난 4월 성동조선해양이 회생절차 개시 이후 법정관리 중이고, 대우조선해양은 예상을 뛰어넘는 32억달러 규모의 수주를 이뤄냈다”며 “이행성보증(RG) 수요 증가로 익스포져가 늘어날 상황이지만, 수주가 안돼서 고민하는 것보다는 즐거운 고민”이라고 전했다.
은 행장은 2020년말까지 이행할 예정이던 조직관리자 10% 축소를 올해 단행하는 등 ‘수은 혁신안’을 연말까지 사실상 완료할 방침이다. 앞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해외건설·플랜트, 조선 등 중후장대 산업의 업황 부진이 수은의 건전성 저하로 이어지자, 수은은 이를 회복하기 위해 지난 2016년 10월 ‘수은 혁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수은은 2016년 사상 최초로 1조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혁신안의 성실한 이행을 바탕으로 지난해 1700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수은 관계자는 “그동안 전 임직원이 혁신안 이행에 최선을 다한 결과 대대적인 조직 쇄신의 성과를 거두었다”면서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인 조직혁신 노력을 경주해 한국 수출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거듭 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수은은 개도국 동반 성장 및 우리 기업의 해외 수주를 적극 지원하기 위하여 수은금융과 대외경제협력기금(Economic Development Cooperation Fund, EDCF) 등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맞춤형 금융패키지를 제공하고, 한반도 평화시대 정착의 밑거름이 되기 위해 대북 경제협력과 개발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그동안 남북협력기금 수탁기관으로서 축적해온 대북 경제협력 경험과 해외 인프라 프로젝트 지원 경험 등을 최대한 활용하고, 국제금융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대북경제 협력의 새 토대를 쌓을 계획이다. 남북경협 조직 정비는 물론 해당 전문인력 보강을 통해 연구역량을 제고하면서 남북경협에 대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