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TK맹주 누구냐"…격돌 불가피한 崔와 劉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경북 청도·경산)과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대구 동구을)은 비슷한 인생을 살아왔다. 둘 다 경제전문가다. 대학 때 경제학을 전공했고, 비슷한 시기인 1980년 중후반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박사 과정을 밟았다.

둘은 ‘이회창 키즈’이기도 하다. 이회창 전 총재의 손을 거쳐 정책통으로 정계에 입문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후 친박계(친박근혜계) 핵심으로 활동했다는 점까지 닮아있다.

‘어제의 동지’였던 두 인사는 이제 ‘오늘의 적’으로 만나게 됐다. 정가에 불고 있는 ‘대구 물갈이론’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이을 차기 대구·경북(TK) 맹주 대결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여권 인사가 TK 기반을 다진다는 건 곧 대권과도 직결되는 문제여서 더 주목된다.

최 부총리는 친박계 좌장이다. 박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실세 중 실세로 평가 받는다. 여권 관계자는 “일부 박근혜 키즈들이 다른 지역 출마가 거론되다 대구로 오는 건 청와대의 의중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박 대통령과 최 부총리의 얘기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현재 내각에 있는 최 부총리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 직후 여의도 정가에 다시 복귀해 더 큰 폭의 정치행보를 이어갈 게 유력하다.

유 의원은 개혁 성향의 대구 초선들을 이끄는 좌장이다. 류성걸 윤재옥 의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대구 초선들은 유 의원의 가치와 노선에 한 배를 탄 상태다. 이들은 지난 ‘유승민 퇴출 파동’ 당시에도 따로 모여 전략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공교롭게도 친박계와 유승민계는 대구 지역구마다 맞대결이 불가피하다. 경우에 따라 한쪽 진영이 물갈이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TK 의원실 한 보좌관은 “총선에서 확실하게 줄을 서려면 일단 최 부총리 아니면 유 의원 둘 중 하나를 찾아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정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있는 상황에서 둘의 라이벌 구도를 말하는 게 이르긴 하다”면서도 “언젠가는 맞붙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