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35도를 웃도는 열기가 아스팔트 도로를 뜨겁게 달군 가운데 진행된 8일 국민보고대회는 전북대 앞에서 진행됐다. 방학을 맞아 비교적 한적한 거리도 잠시, ‘민주주의 회복 국정원개혁’ ‘국민의 손으로 국정원 개혁’이라고 쓰인 플래카드 사이에 사람들이 빼곡히 거리를 가득 채웠다.
김한길 대표는 마이크를 잡고 “민심을 역행하고 있는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에 맞선 대한민국 민주주의 운명을 건 한 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며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서는 전주가 나서고 전북이 일어서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국가정보기관이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하고, 국정원이 대선개입사건을 덮으려고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불법으로 공개하는 등 엄청난 국기문란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며 “새누리당은 노골적으로 국조를 피하기 위해 휴가간다는 등 국조 농락을 하고 있는데 아무런 죄의식도 부끄럼도 없는 사람에게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박 대통령이 야당(2005년 한나라당)대표시절 영수회담을 주장한 것은 민주주의의 순행이고, 대통령이 되고 나니까 제1야당 대표와 양자회담을 하는 것이 민주주의 역행이라면 도대체 이것은 어느 나라 계산법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새누리당 지도부가 “엄연한 민주주의를 확립한 이때 국회의 모든 일을 대통령과 담판하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과정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언급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어진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 동안 70여명의 당원들은 “김한길 파이팅” 등 호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한 시민들은 잠깐 발길을 멈춰 듣다가도 이내 제갈길을 재촉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두가게를 하는 김성진(35) 씨는 “대략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큰 관심은 없다. 방송에 보도도 안되고 과연 이게 제대로 되겠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전북대학교 대학생 이은진(22)씨도 “국정원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만, 민주당이 잘하고 있다고도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거리감을 나타냈다.
국민보고대회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는 국민서명운동이 진행됐다. 서명운동을 하던 대학생 노제헌(25)씨는 “전라도라 그런지 잘 서명해주고 반응이 괜찮다”며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무언가 옳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어 참여하게 됐다”고 자원봉사에 나서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민주당은 다음 날도 충청남도 천안을 방문해 국민보고대회를 실시할 계획이다. 오는 10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릴 ‘범국민보고대회’에 앞서 홍보활동에 전력을 다해 장외투쟁 동력을 얻겠다는 생각이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국조 청문회 출석담보에 대한 여당의 약속을 받아낸 것에는 장외투쟁이 상당한 힘이 됐다”며 “앞으로 역시 장외투쟁 성공 여부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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