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본지가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의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 건수를 전수 조사한 결과, 이 기간 총 108개 코인이 원화마켓 및 BTC 마켓(비트코인으로 다른 코인을 거래하는 시장)에 신규 상장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신규 상장 코인 수(54개)와 비교해, 두 배 늘어난 수치다.
5대 거래소 중 올 상반기 가장 많은 코인을 상장한 거래소는 빗썸이다. 원화 마켓에 41개의 코인을 상장했고, BTC 마켓까지 합쳐 총 63개의 코인을 신규 지원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단 3건(원화마켓엔 앱토스 상장 1건)의 신규 상장만 진행한 업비트도 올 상반기 원화마켓에 7개의 코인을 상장했고 BTC 마켓까지 합쳐 총 22개의 코인을 추가했다. 코인원은 14개, 코빗과 고팍스도 각각 6개, 3개의 코인을 올 상반기 상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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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턴 거래량을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 ‘신규 상장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백화점에 신상품이 많아야 손님이 계속 찾아오는 것처럼, 가상자산 거래소도 새로운 코인을 상장해야 거래량을 늘릴 수 있다”며 “작년부터 이어진 코인 거래 침체기를 극복하기 위해 거래소들이 상장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엔 실적이 더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대비 2분기의 거래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매출 대부분은 거래 수수료에서 나온다. 업비트의 일 평균 거래금액은 1분기 23억 달러에서 2분기 12억 달러로 40% 줄었다. 같은 기간 빗썸은 3억 달러에서 1억8300만 달러로 39% 감소했고, 코인원은 7000만 달러에서 4600만 달러로 33% 축소됐다.
신규 상장이 활발해지며 투자자들은 검증이 덜 된 부실 코인에 노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가상자산 평가나 공시, 상장 등에 관한 규정은 이번 제정법안에 포함되지 않아서다. 이에 신속하게 2단계 입법을 통해 시장 질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당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위원인 황석진 동국대 교수는 “2단계 입법에서 가상자산 산업 협의체에 법적인 지위를 부여하고 평가와 공시, 상장에 대한 강력한 시장 자율 감시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