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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교육계에 따르면 민사고·상산고·외대부고 등 자사고 3곳의 전체 입학생 878명 중 673명(76.7%)이 수도권 지역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고 입학생 10명 중 8명은 수도권 학생인 셈으로, 외대부고는 91.9%, 민사고 76.5%, 상산고 61.9% 등 자사고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21학년도 전국 단위 자사고 입학생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서울에서 자사고 입학생을 많이 배출한 지역 상위 5곳은 강남구(17.1%)·양천구(14.9%)·송파구(13%)·강북구(7.2%)·광진구(6.1%)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서울의 대표적인 사교육 과열지구(강남·양천·송파)와 국제중이 위치한 곳(강북·광진)에 해당한다.
또한 이들 상위 5개 지역 출신 합격생은 서울 출신 입학생(362명)의 절반 이상(58.3%, 211명)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북구의 경우 약 90%에 해당하는 합격생이 영훈국제중 출신이었고 광진구도 약 80%를 차지하는 입학생이 대원국제중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지역 내에서도 지역 간 격차가 상당히 벌어져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교육학자들은 경제력과 거주지역이라는 부모의 배경이 자녀에게 대물림되는 교육 불평등 구조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해석한다. 수도권은 고교 입시 컨설팅이나 선행학습 인프라 등 입시 학원가가 집중돼 있고, 부모의 경제력이 부유할수록 자녀의 사교육에 충분히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희망고교 유형별 사교육비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국 단위 자사고를 희망하는 학생의 69%가 월평균 100만원 이상의 고액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내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빠르면 초등학생, 늦어도 중학교에 입학하면 고교 선행학습을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많은 부모가 자기 자식 교육에 돈 쓰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나”라며 “고액 사교육비를 낼 수 있을 만큼 재정적인 사정도 괜찮고 주변에 사교육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가정과 그렇지 못한 가정의 교육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이어 “대부분의 국민이 자녀 교육·학력에 관심을 가지는 상황이라면 공교육도 입시에 대해 제대로 책임져야 한다. 언제까지 고고하게 ‘인성’ 교육만 강조하는 공교육으로 남아 있겠단 말인가”라며 “자녀의 학력을 높이는 데 공교육이 전혀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당연한 이치로 국민들은 사교육에 내몰리게 되는 것이다. 공교육이 미진한 탓을 사교육에 내몰린 국민들에게 물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