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대비 없이 공사中 공항·가연성 피난계단 설치 백화점…생활안전 적폐 여전

사진=소방청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공항과 백화점, 대형쇼핑몰 등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의 비상구 폐쇄와 소방시설 차단행위 등 고질적 안전무시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청은 지난 16일 설 연휴를 대비해 공항과 백화점, 대형쇼핑몰, 숙박시설, 영화상영관 등 15개소에 대해 수도권과 부산, 연휴기간 중 많은 관광객이 예상되는 제주지역에서 불시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불시 소방특별조사는 겨울철 및 학생들 방학을 맞이해 실내생활이 증가하고 설 연휴를 맞아 사람이 많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비상구 등 화재안전관리 실태를 확인하고자 실시했으며 비상구 폐쇄·훼손, 피난통로 장애물 적치 행위, 소방시설 폐쇄행위 등에 대한 집중 조사가 이뤄졌다.

표=소방청

그 결과 15개소 중 8개소에서 47건의 불량사항이 적발됐다.

공통적으로 피난통로 물건적치, 방화문 개방 및 폐쇄, 방화셔터 하부 물건적치 등 고질적 안전불감증의 전형인 피난방화시설 유지관리 부실행위가 드러났다.

특히 일부 공항의 경우 내부공사를 하며 화재 수신반의 경종, 싸이렌, 방송시설, 방화문 등의 작동스위치를 정지 상태로 관리하는 등 화재시 공항이용객이 신속한 대피를 할 수 없는 환경에서 공사를 진행하다 적발됐다.

또 A 대형 백화점은 방화문을 훼손된 채로 방치하거나 특별피난계단 내부에 가연성 내장재를 사용해 화재 시 대형 인명피해 발생의 우려가 컸다.

다만, 지난해 8월과 9월에 실했던 불시점검과는 달리 15개 조사대상 중 7개 대상에서는 불량사항이 적발되지 않아 점차 안전인식이 개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도 소재 B 대형 복합판매시설 화재감지설비 (사진=소방청)

실제 특히 경기도 소재의 B 대형 복합판매시설의 경우 화재감지설비에 오작동 발생이 적은 아날로그 감지기를 자진으로 교체 설치하고 피난통로에 대형픽토그램을 부착하여 등 대피가 쉽도록 개선했다.

한편 소방청은 이번 조사에서 적발된 위반행위에 대해 관할 소방서장이 원상복구 명령과 과태료 처분 등 법령에 따라 엄중 조치할 예정이다.

이윤근 소방청 화재예방과장은 “불시점검을 확대해 안전관리 소홀 행위를 근절하는 것과 병행하여 우수 건물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사례도 전파해 다른 건물에서 본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