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주인 바뀌게 될까..내일 법원의 선택은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현대그룹(현대상선(011200))이 제기한 현대건설 MOU 효력 유지 가처분 소송 판결이 내일(4일)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민사50부 최성준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24일 "신청인인 현대그룹, 피신청인인 현대건설(000720) 채권단과 늦어도 1월4일까지 결론짓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최 수석판사가 직접 "결정이 쉽지 않지만 시급한 사안인만큼 되도록 이때까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던만큼 실제 4일 중으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 양측 모두 "우리가 이긴다"..현대그룹 승소시 장기화될 듯

양측은 모두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이후 자격이 박탈당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채권단은 `이의제기를 할 수 없다`는 부제소특약, 1조2000억원 대출금의 성격을 미리 밝히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승리를 예상하는 모습이다.

현대건설 본사

특히 현대그룹은 경영진이 적극적으로 승소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이번 인수전을 진두지휘한 하종선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사장은 "법원이 공정한 판단을 내려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정은 회장 역시 이날 신년사에서 "우리 모두가 노력하면 현대건설을 품에 안게 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현재로서는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품에 안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만약 법원이 인용 결정을 내린다 해도 채권단에서 퇴짜를 맞은 현대그룹이 판세를 뒤집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에서는 나오고 있다. 채권단은 인용 결정이 나올 경우 곧바로 이의를 신청하거나, 아니면 현대그룹에 실사 기회를 주되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엔 현대건설의 주인 찾기가 당분간 흐지부지될 확률이 크다. 채권단, 현대차그룹이 추가로 소송을 내고, 현대그룹이 여러 사유로 맞소송을 제기하는 시나리오가 예상되고 있다.    ◇ 채권단 이기면 매각작업 `일사천리`

법원이 현대그룹의 기대를 깨고 채권단의 손을 들어주면 현대차그룹으로의 매각 작업은 큰 고비를 넘기고 순항할 공산이 크다. 채권단은 "법원 판결을 지켜본뒤 현대차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는 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그룹이 본안소송을 진행한다 해도 시간상 채권단을 저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그룹이 본안소송 때 제출키로 했던 대출계약서 또한 변수가 되긴 어려워진다.

한편 `소송을 취하할 경우 이행보증금을 돌려주고 현대건설이 보유 중인 현대상선 지분을 우호적 투자자에게 되판다`는 채권단의 중재안 역시 내일자로 폐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상선은 최근 진행한 유상증자로 현 회장측 지분율이 늘어난데다 범 현대가가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불참,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크게 낮아져 굳이 채권단 중재안을 받아들일 필요가 없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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