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진우기자] 솔고바이오의 주가가 올 3월17일 장중 기록한 830원을 저점으로 꾸준히 올라 지난 5일에는 6000원을 넘었다. 약 5개월여만에 무려 7배 이상 상승한 것이다.
급등한 주가 만큼이나 회사에 큰 변화가 있을까. 국내 의료기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솔고바이오 김서곤회장을 만나봤다.
"이제야 좀 마음이 편합니다" 김회장은 그동안 낮은 주가로 밤잠을 설쳤던 고민을 간접적으로 털어놨다. 이어 급등한 주가를 설명할 회사 내외의 변화에 대해 이렇게 운을 뗐다.
"우선 그동안 제조업 중심의 회사에서 서비스 중심의 회사로 이동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주력제품인 인공금속관절 `임플란트`는 제품만 공급하는 게 아니라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죠. 또 헬스케어사업을 새로 시작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들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의료기기 전문업체에서 토털헬스케어업체로 변화하는 길목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3월 사스가 유행일 때
솔고바이오(43100)는 플라즈마 공기청정기와 휴대용 목걸이형 공기청정기를 선보이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김회장은 "내년쯤 되면 회사가 많이 바뀌어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계획해왔고 실행에 옮기고 있는 회사의 목표를 하나씩 열거했다.
특히 요즘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은 해외 영업이다. "올해 안으로 주력제품인 임플란트에 대해서 국내 1위 위치를 굳힌다는 계획입니다. 그리고 또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할 예정입니다"
솔고바이오는 이를 위해 해외 판매망 개설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에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지역의 판매망을 구축했고 중국, 베트남, 일본 등지에도 네트워크를 만들 계획이다.
김회장은 "중국 시장에 매우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아직 제품 허가 등 절차상의 문제로 중국 시장진출이 지연되고 있지만 중국은 매우 큰 시장이면서 한국기업이 공략하기 유리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한국기업이 무엇보다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보다 쉽게 공략할 수 있다는 것. "미국 업체들은 매년 중국내 고객인 의사들을 자국에 데리고 가서 제품을 설명하고 마케팅을 합니다. 제품원가의 상당부분이 이런 마케팅 비용인데 한국은 중국과 인접한 국가여서 이같은 밀착 마케팅이 훨씬 용이한 거죠"라고 설명했다.
솔고바이오가 해외 진출을 위해 하반기부터 추진하는 작업은 FDA인증과 CE인증이다. FDA인증은 미국과 캐나다지역, CE인증은 유럽지역의 제품 인증마크.
솔고바이오는 앤더슨컨설팅과 협의를 통해 FDA 승인을 추진중이고 주력제품인 임플란트제품에 대해 오는 10월부터 단계적으로 FDA 승인을 획득할 전망이다. 김회장은 "해외 수출과 수익 증대를 위해 현재 13개품목에 대해 FDA승인을 추진중"이라며 "7월말부터 접수를 시작한 상황이어서 오는 10월부터 FDA인증을 제품별로 획득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FDA인증을 받게 되면 제품의 해외진출이 보다 쉬워지고 물건값도 제대로 받을 수 있게 된다. 매출규모 확대와 함께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경영방침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김회장의 명함에는 한국의료용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과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장이라는 직책이 나란히 적혀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김회장은 인터뷰의 상당부분을 의료기기업체들의 어려운 현실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최근 솔고바이오가 여러업체들과 제휴하고 인수를 검토하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김회장은 "현재 의료기기, 헬스케어업종의 벤처기업들이 좋은 기술에도 불구하고 자금난에 직면한 경우가 많다"며 "솔고의 사업방향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업체에 대해 인수와 제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요즘도 메디컬 관련 벤처기업들과 꾸준히 인수 또는 제휴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다만 구체적인 협상은 실무선에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회장은 시너지를 낼만한 좋은 기업이 생기면 구체적인 인수 협상은 철저히 실무진에게 맡긴다. 이에 대해 "내가 나서면 값을 깎기가 어렵다"고 말하며 웃었다. 솔고바이오의 대표이면서도 의료기업계 전체를 대변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솔고바이오는 최근 인수를 검토중인 마이크로뱅크라는 업체의 기술을 이용한 소독수생성기를 올해내 제품화해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소독수 생성기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자세한 설명을 빠뜨리지 않았다.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료기기에 대한 소독을 철저히 해야하는데 실제 병원에서는 비용문제로 철저한 소독이 쉽지 않습니다. 전기분해를 응용해 생산되는 소독수는 원가가 싸고 살균효과가 높아서 좋은 반응이 예상됩니다"
솔고바이오는 상반기에 매출 206억원, 순이익 15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올해 매출목표는 550억원.
김회장은 "내년에는 잘하면 1000억원대의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최근의 실적 호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가가 오르다보면 중간에 반드시 오름세가 멈추고 정체되는 시기가 온다"고 지적하고 "장기적으로 회사의 경영방향을 믿고 투자해준다면 꼭 좋은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서곤회장 약력)
-60년 광성고등학교 졸업
-60년 성균관대학교 법정대 입학
-70년 천우의료기기상사 영업부장
-74년 솔고산업사 설립
-95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98년 중소기업청 벤처기업인상 수상
-00년 보건복지부 중앙약사 심의위원회 위원
-00년 의료용구협동조합 이사장 선임
-02년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회장 선임
-02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사
-03년 동탑산업훈장 수상(모범기업인 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