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내년 전국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내 건설 수주액도 민간 주택수주 감소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일 서울 강남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2017년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이러한 전망치를 내놨다. 건산연이 예측한 내년 주택 매맷값 하락률은 0.8%, 전셋값 하락률은 1.0%다. 이 전망대로라면 연평균 전국 집값이 하락한 것은 2012년(0.3% 하락) 이후 5년 만이다.
서울 등 수도권은 매맷값이 0.0%로 보합세를 보이는 반면 지방은 1.5%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서울 재건축사업은 강남구 개포동, 서초구 잠원동, 강동구 고덕동 등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를 중심으로 분양이 활발할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회피를 위해 조합들이 올해 관리처분인가를 서두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 리스크가 작은 서울 내 주요 시장에 수요가 집중됨에 따라 재건축사업은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내년 하반기 이후 준공 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주택 소유주가 임차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봤다. 분양 계약자도 기존 주택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신규 주택시장과 재고 주택시장 모두에서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따라서 “공급 리스크(미분양·미입주 증가)뿐 아니라 금융 리스크(공급자·수요자 금융 부실)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고 허 위원은 조언했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건설 수주는 올해보다 13.6% 감소한 127조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건설 투자가 내년 하반기 이후 후퇴 국면에 진입하고, 2019~2020년 불황 국면 진입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또 “국내 건설 수주가 작년과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의 호조세를 기록한 만큼 향후 건설 수주 및 건설 투자 하락폭이 매우 클 것”으로 분석했다. 이 의원은 “따라서 향후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감소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