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국은 석유 제품에 대한 국가적인 품질기준 없이 지역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석유의 유황 함유량을 10ppm이하로 규제하는 ‘유로-5’ 기준은 베이징에서만 적용되고 상하이나 장쑤성 등은 50ppm인 ‘유로-4’를, 그 밖의 지역은 150ppm인 ‘유로-3’을 적용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유럽은 석유 유황 함유량을 각각 30ppm, 10ppm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석유 품질기준이 국가적으로 통합되지 않아 그나마 베이징에만 적용되는 10ppm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 통계에 따르면 중국 정유공장 설비 가운데 2007년 이후 신설된 곳이 20%에 불과할 만큼 정유공장 시설이 전반적으로 낙후되어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환경 당국이 중국 국영 석유화학그룹(CNPC)과 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Sinopec·시노펙)라는 거대한 공룡을 규제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분석했다.
차이나데일리는 “아무렇게나 말하지 말라”라는 ID를 가진 파워 블로거의 글을 소개하며 “2008년 멜라닌 분유 파동으로 최소 6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싼루’ 그룹도 처음에는 국가적인 식품 위생기준이 낮다고 남탓을 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시노펙은 지난 1일 성명을 내 “12개 관련 기업들이 올해 말부터 석유의 유황 함유량을 줄이기로 합의했다”며 “2014년부터는 50ppm 이하 기준을 지킬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SCMP는 딩얜 국가운송통제센터장의 말을 인용해 “탈황 작업에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CNPC이나 시노펙 같은 기업들이 쉽게 움직이진 않을 것”이라며 “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리커창(李克强) 부총리 같은 거물 정치인이 움직이지 않는 이상 개선될 여지는 적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