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고별연설서 "기술·권력·부의 집중" 경고

퇴임 앞두고 백악관서 대국민 고별연설
"초부유층 권력집중, 민주주의 위협"
"기술산업복합체 부상 가능성 우려"
IRA·가자지구 휴전 공로도 강조
  • 등록 2025-01-16 오후 12:27:31

    수정 2025-01-16 오후 12:28:43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 임기 종료를 앞두고 백악관에서 대국민 고별 연설을 했다. 임기 내 이룬 업적에 대해 설명하는 동시에 차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기술, 권력, 부의 집중”을 중심으로 국가가 직면할 우려에 대해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대국민 고별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강조하면서도 트럼프 당선인을 겨냥해 “극소수의 초부유층에 권력이 집중되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미국에는 지나친 부와 권력, 영향력을 가진 과두제가 형성되고 있다”며 “우리 민주주의 전체, 우리의 기본적인 권리와 자유, 모두가 성공할 공정한 기회를 정말로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을 비롯해 트럼프 행정부 인사 중 억만장자가 유독 많은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이 연설은 상원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지명한 국무부 장관 등 6명의 내각 각료에 대한 인준 청문회 개최를 준비하는 마지막 날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을 권력 남용으로부터 보호하고 집중된 기술과 권력, 부의 집중을 억제하는 데 필요한 “안전장치”의 목록을 언급하며 “억만장자에게 가장 큰 감세 혜택을 주는 게 아니라 그들이 공정한 몫을 지불하기 시작함으로써 세법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법관 임기제한과 같은 “가장 강력한 윤리개혁”을 요구했으며, 의원들의 의회 재직 중 주식 거래 금지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어떤 대통령도 재임 중 저지른 범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대국민 고별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바이든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 사실 확인 부재, 잘못된 정보로 인한 “자유 언론의 붕괴”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눈사태 같이 쏟아지는 잘못된 정보와 허위 정보에 파묻히고 있으며 이게 권력의 남용을 가능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미국 내 자사 플랫폼에서 ‘가짜뉴스’를 판별하고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제3자의 ‘팩트체크’를 폐지한 것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군산복합체의 위험에 대해 경고한 사실을 언급하고서는 “우리나라에 실제 위험이 될 수 있는 기술산업복합체의 부상 가능성을 똑같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과두제가 위협하는 분야로 “기후 변화의 실존적 위협”을 강조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역점 정책이었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 “세계 역사상 가장 중요한 기후 및 청정 에너지법이자 나머지 세계가 모델로 삼으려는 법안”이라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당선인을 비롯해 공화당 의원들이 IRA 폐지와 기후 규제를 철회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강력한 세력이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행사해 우리가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한 조처들을 없애고 권력과 이익이라는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위해 견제받지 않는 영향력을 휘두르고 싶어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전격 타결한 ‘가자지구 휴전’과 관련, 인질 협상에서 차기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바이든 행정부의 공로임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계획은 우리 팀이 개발하고 협상한 것이며 차기 행정부에서 대부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이 거의 끝날 무렵 행정부 인사, 군인, 응급 구조대원 등 여러 사람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대통령 재임 시절 “놀라운 파트너”였다고 언급한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과 그의 가족, 질 바이든 영부인에게 감사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50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며 “우리 제도의 힘과 국민의 인격을 믿으며, 이제는 여러분이 이 나라의 미래를 지켜나갈 차례”라며 “미국 국민 여러분께 영원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고별 연설을 마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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