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의 전자 계열사들이 올해 하반기 성과급인 목표달성장려금(TAI)에 이어 연간 성과급도 이달 말 공지한다.
삼성전자(005930)와
삼성전기(009150), 삼성디스플레이 등에서 특정 사업부별로 TAI가 줄어든 가운데 연간 성과급 지급률도 작년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반도체 불황으로 삼성전자 핵심사업부인 DS(반도체)부문은 연간 성과급 지급이 불투명하고 아우격인
삼성전기(009150)도 작년보다 성과급 축소가 예상된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불황 속 호실적을 기록한 삼성디스플레이는 40%를 웃도는 연간 성과급 지급이 예상된다.
|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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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계열사들은 이달말 연간 성과급인 ‘초과이익성과급(OPI)’ 예상지급률을 공지할 예정이다. 이후 정확한 OPI 규모를 산정해 내년 초 확정지급률을 최종 공지한다. 과거에 ‘초과이익분배금(PS)’으로 불린 OPI는 연간 경영실적을 기준으로 초과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연봉의 50%까지 지급하는 연 1회 성과급이다. 이날 삼성 계열사들이 공개한 TAI와는 다른 개념이다. TAI는 1년 중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월 기본급의 최대 100%까지 지급하는 성과급이다.
그간 삼성전자 안에서도 높은 OPI 지급률을 보였던 DS부문의 경우 올해는 OPI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 연봉의 50%를 지급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반도체 불황으로 올해 적자가 크게 불어난 탓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1분기 영업손실 4조5819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와 3분기에도 각각 4조3618억원, 3조753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1~3분기 누적 적자는 12조6976억원에 달한다. DS부문의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는 이미 하반기 TAI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SK하이닉스(000660)처럼 성과급 대신 특별격려금 형식의 보너스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도 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9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7%가 빠지는 ‘어닝쇼크’를 기록해 PS는 주지 않았으나 기본급의 400%에 해당하는 ‘미래성장 특별 기여금’을 별도 지급했다. 구성원들의 사기와 내부적 성과를 고려한 조치였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손익 흑자가 나와야 하는 OPI와 달리 특별격려금은 이 같은 계산식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며 “직원들의 사기를 고려하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 삼성전기 수원본사(왼쪽)와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사진=각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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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도 올해 OPI는 작년보다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선 한 자릿수 초중반대의 지급률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컴포넌트사업부 16% △패키지솔루션사업부 18% △광학통신솔루션사업부 14% 등을 받았다. 올해 OPI 지급률의 감소는 삼성전기 역시 글로벌 불황을 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으로 529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51% 줄어든 상황이다.
삼성의 전자 3형제 중 OPI 지급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삼성디스플레이다. 올해 OPI 지급률은 40% 초반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는 연봉의 절반인 50%를 받았다. 작년보다 올해 다소 줄어드는 건 호실적 속에서도 연간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올해 3조56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4조1300억원을 올렸는데 이보다 약 14% 줄어든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