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12일 동해상으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지난 달 15일 이후 27일 만의 탄도미사일 ‘도발’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현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화상으로 열고 안보상황을 점검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10시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정상각도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쏘아올린 발사체 기종과 비행거리 등 자세한 제원을 분석 중이다.
일본 방위성 역시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약 74분간 비행 후 11시 13분께 홋카이도 오쿠지리섬 서방 약 250㎞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비행 거리는 약 1000㎞, 최고 고도는 약 6000㎞ 이상으로 추산됐다. 정상각도(30~45도) 발사 시에는 1만5000㎞ 이상 비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권에 넣을 수 있는 사거리다.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것과 관련, 현지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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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는 미군 정찰기의 통상적인 공해 상공 정찰비행을 트집 잡은 도발로 보인다. 북한은 10~11일 이틀에 걸쳐 미군 정찰기 활동을 비난하는 담화를 세 건이나 발표했다. 특히 11일 오전 담화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미 정찰기가 북한의 동해상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했다고 주장하면서 “반복되는 무단 침범 시에는 미군이 매우 위태로운 비행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군사행동을 시사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달 15일에도 한미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에 반발하며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한 바 있다. 앞서 4월 13일에는 고체 연료 방식의 새로운 ICBM 화성-18형을 시험 발사했었다.
북한의 이번 ICBM 도발에 윤 대통령은 리투아니아 현지에서 국가위기관리센터와 화상으로 연결해 NSC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 주재 NSC는 북한이 ICBM을 발사한 지난해 5월 25일과 북한의 SRBM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같은 해 11월 2일 이후 세 번째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북한의 불법 행위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하라”며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통해 확장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한미 간, 그리고 우리가 독자적으로 취할 군사·외교적 조치를 차질 없이 실시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