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이하 1인 가구 절반 "앞으로도 혼자 살고 싶다"

KB경영연구소 '2017 한국 1인 가구 보고서'
1인 가구 비중 27%에서 2035년 34%로 확대 전망
하루 두끼 혼밥…20%만 노후대비
  • 등록 2017-02-23 오전 11:38:21

    수정 2017-02-23 오전 11:38:21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20~40대 1인 가구의 절반가량이 앞으로도 혼자 살 의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현재 전체 가구의 27% 수준인 1인 가구가 2035년 34%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혼자 사는 것이 편해서’ 1인 가구가 된 이들이 절반 이상이었다. 1인 가구의 40%는 5~10평짜리 작은 공간에 거주하고 있고, 하루에 두 끼는 혼자 식사했다. 은퇴나 노후준비에 관심은 많지만 실제 준비를 하고 있는 비중은 20%에 불과했다. 혼자 사는 만큼 암, 연금, 질병보험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남성보다 여성이 더 “혼자 살겠다”

23일 KB경영연구소가 20~40대 1인 가구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향후에도 혼자 살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49.7%였다. 여성이 63.1%로 남성 39.3%보다 혼자 살겠다는 욕구가 컸다. 이 조사는 작년 12월부터 두 달간 서울, 경기, 6대 광역시, 세종시에서 연소득 1200만원 이상인 20~40대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혼자 살 의향이 있는 1인 가구 중 앞으로 8년 이상 혼자 살겠다고 응답한 비중이 36.2%로 가장 높았다. 이들은 독신주의거나 비혼(非婚)족일 가능성이 높다. 1인 가구는 갈수록 늘어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27.2%에서 2035년에는 전체의 34.3%(760만가구) 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1인 가구 중 40대 이하가 전체의 52.8%를 차지했다. 40대 이하 젊은 층은 세종시(68.3%), 서울(63.85%), 경기 등에 신도시와 수도권에 주로 거주했으며 50대 이상 1인 가구는 전남(66.6%), 전북(57.4%), 경북(57.4%) 등 주로 지방에 많았다.

◇만족도 높은 혼족…혼밥·혼쇼 즐겨

20~40대 1인 가구 중 혼자 살게 된 주된 이유로 1순위와 2순위를 합해 ‘혼자 사는 것이 편해서’라는 답이 63.7%로 가장 높았다. 학교나 직장 때문에 본의 아니게 혼자 살게 됐다는 답이 49.5%로 뒤를 이었다. 배우자를 만나지 못해서 혼자 산다고 응답한 비중은 여성이 24.6%로 남성의 35.7%보다 높았고 남성 연령이 높아질수록 그 비중이 커졌다.

혼자 사는 삶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다. 10명 중 7명이 만족한다고 답했고, 여성의 만족도가 남성보다 높았다.

여성은 30대 초반에 만족도가 가장 높았고 연령과 상관없이 70%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다. 반면 남성은 연령이 높을수록 만족도가 낮아졌다.

혼자 살기 시작한 나이로는 24~26세가 18.7%, 19~20세가 18%로 학교와 직장을 선택하는 시기인 20세와 26세 전후로 혼자 독립하는 비중이 높았다.

10명 중 4명은 5~10평에서 거주했고 원룸에 거주하는 비중이 33.7%로 가장 높았다. 전세와 월세 보증금은 본인이 갖고 있는 자금이나 대출을 통해 직접 마련했다고 답한 이들이 75.3%에 달했다. 부모님 도움을 받은 경우는 30.5% 수준이었다.

하루 평균 아침, 저녁 등 두 끼를 혼자 식사한다고 답한 비중은 49.2%로 절반에 가까웠다. 세끼를 혼자 먹는 비중은 17.8%였다.

직접 요리해 먹는 경우가 45.3%로 대부분이지만 학교나 직장에서 해결하거나 반조리식품, 배달식품 비중도 각각 10% 이상으로 높았다.

1인 가구의 77% 이상은 혼자 식사하는 데 익숙하다고 답했고 혼자 쇼핑하기(67.6%), 혼자 운동하기(46.9%0, 혼자 문화생활(41%) 등에도 익숙했다.

혼자 사는 만큼 10명 중 1명은 반려동물을 키웠다. 특히 여성 1인가구 중 16%가 반려동물을 키워 남성 8.7%에 비해 높았다.

◇주택구입·노후자금 걱정…투자성향은 보수적

1인 가구는 경제적으로 주택구입자금, 노후자금 마련에 대한 걱정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21.7%가 주택구입자금 마련을 가장 큰 걱정으로 꼽았고 여성은 남성보다 노후자금 마련에 대해 더 걱정이 깊었다.

현재 은퇴 및 노후를 준비하는 비중은 19.5%에 불과했지만, 노후준비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은 66.5%였다.

1인 가구의 투자성향은 대체로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상품 중 예적금 상품 보유율이 82.9%로 가장 높았고 이 중 56.9%가 향후 1년 내 금액을 늘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투자·저축성 보험 보유율은 27.7%였다.

금융상품 투자금액 비중은 입출식계좌 17.5%, 예·적금 59.2%로 안전자산 비중이 76.7%였다.

1인 가구의 대출 보유율은 42.5%며 대출을 줄이겠다는 답이 절반 이상이었다. 보험 보유율은 81.5%로 높았고 보험 가입 가구 중 실손의료비 보장보험 가입률은 66.3%, 자동차 및 운전자보험 가입률은 41%, 암보험은 39.9%였다. 향후 1년 내 가입 의향이 있는 보험상품으로는 암보험, 연금보험, 질병보험 등을 꼽았다.

1인 가구는 신용카드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신용 및 체크카드 혜택에 관심이 있는 1인 가구는 95%며 카드 혜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비중도 38.6%였다.

1인 가구가 선호하는 혜택은 쇼핑 할인이 34.9%로 가장 높았고 외식 할인, 편의점 할인에 대해서도 각각 15.7%, 12.5%가 관심을 보였다. 20대는 편의점, 외식 및 커피 할인에 30대는 문화생활, 40대는 쇼핑 및 자동이체 할인을 주목해 연령대별로 관심사가 달랐다.

KB경영연구소는 “1인 가구의 세분화된 금융니즈를 이해하고 타깃 고객군에 맞춘 금융상품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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