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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거래소는 압타바이오의 APX-115 임상 2상 결과에 대한 정정공시를 위해 지난 18일 회의를 개최했다. 거래소는 APX-115 임상 2상 결과와 관련된 서류에서 1차지표는 전체환자군의 UACR 측정, 단 한 개임을 확인했다. 반면 △중증환자군 △순응군 △투약군의 기저치 통계 분석 모두 1차지표가 아니며, 서브그룹이었다.
그동안 압타바이오가 “1차지표는 여러 개다. 중증환자군과 순응군, 투약군의 기저치 그룹에서 UACR 측정도 1차지표”라고 주장해왔던 것이 거짓임이 드러난 것이다. 거래소는 압타바이오 측에 정정공시를 요구했고, 결국 지난 18일 오후 7시쯤 정정공시가 나왔다.
앞서 이데일리는 지난 8월부터 3개월간 압타바이오 공시의 문제점을 취재해왔다. <압타바이오 자의적 공시도 허용한 거래소…투자자 피해 우려>, <[단독]압타바이오 임상 성공 둔갑, 거래소 허술함이 부추겼다>, <[단독]거래소 공시팀마다 다른 잣대…“압타바이오 1차지표도 구분 못했다”>, <압타바이오, 초록에도 1차지표 P값 누락…거래소 “정정공시 요구”> 등을 연속 보도했다. 압타바이오가 공시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았으며,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일으키는 공시에 대한 정정이 필요하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이외에 압타바이오가 1차지표라고 주장해왔던 중증환자군과 순응군, 투약군은 1차지표의 서브그룹 데이터였다. 유럽의약품청(EMA)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서브그룹 분석을 치료제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수단으로 간주하면 안 된다고 정의한다. APX-115 임상 2상은 유럽에서 시행됐다.
하지만 압타바이오는 서브그룹 데이터를 근거로 “성공했다”고 그간 줄곧 주장해왔다. 지난 7월 29일 “압타바이오 APX-115 임상 2상 성공, 기술수출 청신호”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회사 측은 “1차평가지표 중증환자군 UACR (P<0.05) 50% 이상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다”며 “임상 2상 성공으로 가치평가가 새롭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1차지표 확보에 실패한 여러 바이오회사가 “임상 성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홍보하는 행태가 끊이지 않았다. B사의 ‘성공→실패→성공’ 5일 동안 임상 결과 번복, C사의 ‘절반의 성공’ 등이 바이오 섹터 투심을 악화시켰다. 혼란을 방치한 감독기관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항의가 쏟아져 나왔다. 결국 2020년 2월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거래소가 합심해 ‘코스닥 바이오 공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압타바이오는 거래소가 서류상에서 확인하고, 가이드라인에 맞춘 정정공시 내용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증환자군과 순응군이 1차지표라는 주장을 계속했다. 사실상 거래소 제재에 대한 우려로 정정공시 요구에 응한 것 분석된다.
압타바이오 관계자는 “APX-115 임상 2상에서 1차지표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중증환자군과 순응군, 투약군의 기저치 그룹 모두 1차지표 항목이다”며 “7월에 배포한 ‘1차지표가 성공했다’는 보도자료 내용은 유효하다. 1차지표가 아닌 내용은 공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