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채권단, "박삼구 회장과 매각가 재협상"…최후 통첩

박 회장 제안가 받아본 후 '7935억원 vs 제안가' 놓고 다시 저울질
  • 등록 2015-08-31 오후 3:17:30

    수정 2015-08-31 오후 3:47:58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금호산업(002990) 매각을 위해 가격을 조율하고 있던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다시 가격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매각가 산정 범위는 박 회장의 제안가인 6503억원과 채권단 회의에서 거론됐던 7935억원 사이로 좁혀졌다.

30일 KDB산업은행은 “금호산업 매각 관련해 채권금융기관 의견을 취합한 결과 대다수의 채권단이 박삼구 회장과 가격을 재협상하는 것으로 의사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에게 최근 제안가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라는 최후 통첩을 한 셈이다.

박 회장은 앞서 지난 20일 당초 제안가인 5900억원보다 높여 6503억원(주당 3만7564원)에 인수가를 제안했으나 채권단은 이 가격을 거부했다. 이후 지난 27일 금호산업 채권단은 산업은행 본점에서 회의를 열고 박 회장에 7935억원(주당 4만5485억원)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박 회장이 이 가격을 수용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제3자 매각을 진행하더라도 이 가격보다 크게 높게 받긴 어렵다는 판단에서 최종 가격 결정을 보류했다.

이에 산업은행은 이날 오전까지 채권금융기관의 의견을 재수렴했고 결국 박 회장과의 재협상을 진행하기로 중지를 모았다. 박 회장이 제안가를 높여 제안할 경우 산업은행은 이를 최종 매각가로 산정해 안건으로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박 회장의 제안가가 채권단이 수용하기 힘든 가격이라고 판단될 경우에는 7935억원으로 최종 매각가를 확정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조속한 시일 내에 박삼구 회장측과 협상해 협의된 가격이 채권단 내에서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되는 경우 동 금액으로 우선매수가액을 확정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재협상은 박 회장이 제안가를 채권단이 수용할 만한 수준으로 올리라는 최후 통첩의 성격인 만큼 산은은 이르면 9월 중순쯤 매각가와 관련한 안건 부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격이 채권단 75% 동의를 얻으면 결의된 가격이 박 회장 측에 통보된다. 박 회장은 한 달 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이 가격으로 금호산업을 되사갈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박 회장의 매각 대상 지분 규모는 50%+1주다.

만약 앞으로 한 달간 박삼구 회장이 되사가기로 결정하지 않으면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은 사라진다. 이후 채권단은 매각 통지 가격 이상으로 제3자에게 금호산업을 매각할 수 있고 이후 6개월간 제3자에게 지분이 팔리지 않을 경우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이 되살아난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지난 4월 채권단 보유지분 57%에 대한 공개매각을 진행, 호반건설이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했으나 채권단은 유찰시켰다. 재입찰을 진행하지 않고 우선매수권을 쥔 박삼구 회장 측과 지난 7월부터 개별협상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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