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008930)와 OCI(456040)그룹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OCI홀딩스(010060)가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및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가 OCI홀딩스 지분 10.4%를 각각 취득하는 그룹 간 통합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이 완료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가 된다.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자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 지분 맞교환을 무효로 만들겠다면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처분신청 등 법적 절차를 예고함과 동시에 경영권 확보 계획도 공식화했다. 반면 송영숙 회장과 한미그룹 측은 임 사장의 이런 행보에도 “절차상의 문제가 없다며, OCI 그룹과의 통합 무산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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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적 문제 없어, 가처분신청 기각 가능성 높아
한미그룹은 “이번 통합은 양 그룹이 하나가 되는 것으로, 한국 산업계에서 볼 수 없었던 ‘통합과 상생’의 기업 모델”이라며 OCI에 매각된 것이 아니라는 것으로 강조했다. 특히 업계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 주장대로 경영권 분쟁이 있는 상태에서 3자 배정 유상증자가 결정됐다면, 법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한미그룹과 OCI가 유상증자를 결정한 시기는 지난 12일이다. 당시에는 경영권 분쟁 상황이 아니었다. 그리고 안건 자체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만장일치로 이뤄졌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이와 관련 가처분신청을 하더라도 기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한미그룹 측은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도 “가처분신청은 실익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그룹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도 “한미그룹 측은 임종윤 사장이 언급한 법적 조치나 경영권 확보 문제에 큰 우려를 하지 않고 있다. 가처분신청 등 법적조치는 임종윤 사장 측이 액션을 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임종윤 사장은 16일 가처분신청을 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지만, 결국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분 51% 확보도 미지수, 키맨 신동국 회장은 송 회장 우군
하지만 업계에서는 임종윤 사장이 지분을 51%까지 확보할 자금이 없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은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갖고 있는 지분도 대부분이 담보대출에 사용된 상황이라 여력이 없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임종윤 사장이 최대 주주로 있있는 디엑스앤브이엑스의 경우 지난해 매출 322억원, 영업이익 26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덩치가 크지 않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37억원에 불과하다. 16일 기준 시가총액은 약 2000억원 수준이다. 또 임종윤 사장이 사모펀드와도 손잡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이럴 경우 임 사장이 반대하는 명분인 회사 매각에 해당해 확률은 낮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신 회장 관련 한미그룹 측은 “신동국 회장은 임성기 창업 회장의 오랜 고향 후배로, 그동안 한미 최고 경영진의 든든한 우호 지분 보유자로서 역할을 해 왔다”면서 “이번 통합에 대해서도 한미 최고 경영진과 같은 뜻으로 지지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2022년 한미사이언스는 한미헬스케어를 흡수합병 했는데, 당시 임종윤 사장은 내심 반대 입장을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동국 회장은 한미헬스케어 흡수합병에 찬성하면서 송 회장 측에 힘을 실어줬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미그룹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신 회장은 아들인 임종윤 사장보다 송 회장과 친분이 깊을 수밖에 없다”며 “임종윤 사장은 임종훈 사장도 같이 움직이는 것처럼 언론에 언급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임주현 사장과 임종훈 사장이 더 친분이 있다. 우호 지분 확보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임종윤 사장 측이 반발해도 이번 그룹 간 통합은 절차상 문제가 없는 만큼 무산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