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다툼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승리 자신하는 이유

‘유상증자 위법’ 가처분신청 예고, 기각 가능성 높아
공시된 12일,경영권 분쟁시기 아냐,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
우호 지분 모아 51% 확보?...자금 여력 없고, 키맨도 송 회장 우군
임종윤 사장 반발에도, 한미-OCI 그룹간 통합 이상무
  • 등록 2024-01-16 오후 3:57:45

    수정 2024-01-17 오전 7:08:34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한미그룹과 OCI그룹과의 통합에 반대해 가처분신청과 경영권 분쟁을 예고했다. OCI그룹과 통합은 임종윤 사장이 배제된 채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주도로 이뤄졌다. 특히 고 임성기 회장 장녀인 임주현 사장이 한미그룹 후계자로 낙점된 모양새여서 임종윤 사장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송 회장과 회사는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처분신청은 기각될 확률이 높고, 오히려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다. 특히 임 사장이 우호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12일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008930)OCI(456040)그룹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OCI홀딩스(010060)가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및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가 OCI홀딩스 지분 10.4%를 각각 취득하는 그룹 간 통합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이 완료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가 된다.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자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 지분 맞교환을 무효로 만들겠다면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처분신청 등 법적 절차를 예고함과 동시에 경영권 확보 계획도 공식화했다. 반면 송영숙 회장과 한미그룹 측은 임 사장의 이런 행보에도 “절차상의 문제가 없다며, OCI 그룹과의 통합 무산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내놨다.

(오른쪽부터)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사진=한미약품, 디엑스앤브이엑스)


절차적 문제 없어, 가처분신청 기각 가능성 높아

임종윤 사장은 송 회장과 장녀 임주현 사장이 주도한 한미그룹과 OCI그룹 통합을 사실상 기업을 매각한 것에 해당한다며 절차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차남인 임종훈 한미약품(128940) 사장과 함께 가처분신청 등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론을 통해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임종윤 사장 측은 “이번 그룹 간 통합 계약이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이뤄진 3자 배정 유상증자이기 때문에 법적인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미그룹은 “이번 통합은 양 그룹이 하나가 되는 것으로, 한국 산업계에서 볼 수 없었던 ‘통합과 상생’의 기업 모델”이라며 OCI에 매각된 것이 아니라는 것으로 강조했다. 특히 업계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 주장대로 경영권 분쟁이 있는 상태에서 3자 배정 유상증자가 결정됐다면, 법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한미그룹과 OCI가 유상증자를 결정한 시기는 지난 12일이다. 당시에는 경영권 분쟁 상황이 아니었다. 그리고 안건 자체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만장일치로 이뤄졌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이와 관련 가처분신청을 하더라도 기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한미그룹 측은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도 “가처분신청은 실익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그룹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도 “한미그룹 측은 임종윤 사장이 언급한 법적 조치나 경영권 확보 문제에 큰 우려를 하지 않고 있다. 가처분신청 등 법적조치는 임종윤 사장 측이 액션을 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임종윤 사장은 16일 가처분신청을 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지만, 결국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분 51% 확보도 미지수, 키맨 신동국 회장은 송 회장 우군

임종윤 사장은 개인회사 디엑스브이엑스 지분과 대주주들과 연대해 지분을 51%까지 확보한다는 목표도 밝혔다. 특히 이번 경영권 분쟁에 키를 쥐고 있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도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고 임성기 회장의 고교 후배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갖고 있다. 임종훈 사장(7.20%), 임주현 사장(7.29%), 임종윤 사장(12.12%)보다 높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임종윤 사장이 지분을 51%까지 확보할 자금이 없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은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갖고 있는 지분도 대부분이 담보대출에 사용된 상황이라 여력이 없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임종윤 사장이 최대 주주로 있있는 디엑스앤브이엑스의 경우 지난해 매출 322억원, 영업이익 26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덩치가 크지 않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37억원에 불과하다. 16일 기준 시가총액은 약 2000억원 수준이다. 또 임종윤 사장이 사모펀드와도 손잡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이럴 경우 임 사장이 반대하는 명분인 회사 매각에 해당해 확률은 낮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신 회장 관련 한미그룹 측은 “신동국 회장은 임성기 창업 회장의 오랜 고향 후배로, 그동안 한미 최고 경영진의 든든한 우호 지분 보유자로서 역할을 해 왔다”면서 “이번 통합에 대해서도 한미 최고 경영진과 같은 뜻으로 지지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2022년 한미사이언스는 한미헬스케어를 흡수합병 했는데, 당시 임종윤 사장은 내심 반대 입장을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동국 회장은 한미헬스케어 흡수합병에 찬성하면서 송 회장 측에 힘을 실어줬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미그룹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신 회장은 아들인 임종윤 사장보다 송 회장과 친분이 깊을 수밖에 없다”며 “임종윤 사장은 임종훈 사장도 같이 움직이는 것처럼 언론에 언급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임주현 사장과 임종훈 사장이 더 친분이 있다. 우호 지분 확보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임종윤 사장 측이 반발해도 이번 그룹 간 통합은 절차상 문제가 없는 만큼 무산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