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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가 국내 금융권 ‘최초’로 회생절차 중소기업의 경영정상화 지원을 위한 ‘신규자금대여(DIP)’ 금융을 실시한다. 이르면 올 하반기 ‘캠코법’ 개정안이 통과하면 우선 수 억원 규모로 DPI 금융지원을 시작할 방침이다.
문창용(57·사진) 캠코 사장은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부문에 대한 캠코의 역할은 더욱 확대돼야 한다”며 “올 하반기에는 체계적인 기업구조조정 업무 수행을 위한 법적 기반을 확보해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함으로써 경제활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캠코는 가장 먼저 ‘캠코법’ 개정을 추진한다. 현행법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시 한시적 부실채권정리기금을 활용한 금융회사 건전성 제고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현재 캠코의 상시적 역할과 기능을 중심으로 개정이 필요하다는 요구에서다.
캠코는 법 개정 추진과 함께 정책사업의 적기 수행이 가능하도록 사업시행 준비에도 박차를 가한다. 특히 캠코는 문 사장 취임 후 국내 금융권 최초로 DIP 금융을 시행한다. DIP 금융은 보증서나 물적 담보 없이 회생 기업의 가능성 등만 보고 직접 투자를 진행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높아 일반 시중은행에서는 아직 도입 되지 않은 제도다.
문 사장은 “회생절차 기업 중에는 운영자금을 조금만 지원해주면 살아날 기업들도 많은데, 국내 금융권에서는 낙인효과와 손실 가능성 등 때문에 DIP 금융 ‘불모지’다”라며 “캠코가 금융 공공기관으로서 하나의 시스템으로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DIP 금융 도입 등을) 적극 추진했다”고 밝혔다. 또 “LP(펀드투자자)로서 ‘앵커 투자자’(신뢰도와 안정성이 높은 투자자로서 후속투자를 견인하는 역할을 하는 투자자) 역할을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공적 지원과 구조조정 시장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캠코는 회생절차기업에 대한 DIP 금융 투입 성공사례를 마련하고 ‘매각 후 재임대(S&LB)’ 등 경영정상화 프로그램과의 연계를 강화한다. 투입 자금은 전액 캠코가 마련하며 올해 안으로 우선 ‘수 억원’ 수준 규모로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 시행안은 다음달 15일 금융위와 회생법원·채권은행 등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기업구조조정제도 점검 태스크포스(TF)’에서 ‘자본시장 기업구조 혁신방향 토론회’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한계기업 정상화 지원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자본금도 대폭 늘린다. 지난 20년째 동결돼 있는 법정자본금 한도를 1조원에서 3조원으로 늘려 경제주체 지원을 위한 자금수요 증가 등에 대비할 방침이다. 현재 캠코의 법정자본금 대비 납입자본금 비율은 86%(8600억원)다.
캠코는 이밖에 연체기간이 2년 이상이고 총 채무액이 30억원 이하(차주 기준)인 법인 연대보증채권을 대상으로 상환능력 평가해 채무감면율을 차등 적용하는 ‘법인채권 연대보증인 채무조정’ 지원을 시행한다. 또 올해 안으로 기계거래소 등 민간거래시장 및 금융회사 등과 협업 체계를 구축해 동산담보 매각을 대행하거나 부실채권(NPL) 직접 매입 또는 매입지원 등을 통한 ‘동산담보대출 회수’도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